의 부재
[열정이 식으려는 때에]
이미 '열'의 부재는 오래된건지도 모른다.
하고 싶던 일이 일상이 되고
하고 있는 일이 점점 쉬어지고
뭔가 더이상 '도전'이라는 마음이 들지 않는다.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얼마나 아깝고 소중할지
너무 잘 알아지게 되어서
주어진 나날을 꽉꽉 채워 보낼 뿐
신중함이 줄었다. 사명감이 줄었다.
위기를 의연하게 대처하면서
이젠 왠만한 위협요소도 태연하게 마주한다.
긴장감 또한 줄었다.
덕분에 실수는 가벼이 반복된다.
그 실수에서 느끼는 죄책감도 줄어들어
그러려니, 나란 사람 그러려니.
자책도, 자기 개발도 게을러지고 있다.
이미 완성된 사람 처럼.
열정의 부재 라고 하기엔 부적절하다.
열정이 식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아직 존재하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이 일을 계속 하지 못하니까.
포부가 있었다.
목표가 있었다.
도전이 있었고, 아픔이 있었다.
이제보니 아픔이 문제다.
아픔에 지쳐버려
도전이 두려워지며
목표는 잃게 되고
포부는 잊혀졌다.
나를 다시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내 앞을 지레 짐작하지 않고
원하는 미래를 그려봐야겠다.
그리고. 믿어야겠다.
흔들리는 내가 안쓰러워서
밤마다 공허히 잠못드는 내가 답답해서
내일을 기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내게 화가나서
내게 들려주는 내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