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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꼬 Jun 15. 2024

그저 보자기일뿐인데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시댁에 왔다.

우리는 우리 둘의 힘으로 결혼식을 치뤘다. 그래서 서로 예물, 예단 교환은 하지 않기로 약속했었다.


그런데 정신차려보니 우리 엄마가 정성스레 보내온 이바지 음식과 함께 하고 있다.

‘받은 것도 없는데 우리만 왜 해줘’ 툴툴대는 나의 마음을 저 깊은 곳으로 조용히 데려가 달래주었다.  


시끌벅쩍 너무나 남 같은데 돌연 가족이 되어버린 많은 사람들 속에서 자꾸 이바지 음식 보자기에 눈이 간다.

‘힘들어도 그냥 웃고 치워, 그리고 씩씩하게 대처해봐’ 아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고-

그저 보자기일뿐인데, 왠지 우리 가족도 함께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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