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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갬성개발자 May 23. 2023

어른의 대화법

직장생활을 막 시작한 사회 초년생때 엄마가 갑상선에 종양이 발견되어 수술을 받기로 했다.

수술 전날, 엄마는 내가 있는 서울로 올라오셨다. 먼 거리를 오셨으니 쉬실 법도 한데 자취하며 바쁘게 사는 딸의 모습에 짠한 마음이 들었는지 퇴근해서 집에 올 때까지 혼자서 빨래, 청소, 냉장고 정리를 다 해놓으셨고, 내가 씻고 나왔을 땐 저녁까지 차려놓으셨다.

오랜만에 엄마 얼굴도 보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마음에 기분좋은 것도 잠시, 다시 걸레를 잡고 끝도 없이 청소를 하는 엄마를 보니 나도 모르게 욱-하는 마음이 올라왔다. "엄마! 내일 아침에 수술받을 사람이 지금 뭐하는거야? 내가 알아서 할게! 제발 청소 좀 그만하고 쉬어!"

잠시 정적이 흐르고 엄마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곤 짐을 챙겨 바로 자취방을 나가셨다.
엄마는 밤이 되어도 집에 오지 않았다. 전화도 계속 받지 않아서 선잠만 자다 날이 밝자마자 병원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엄마는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에 오셨다.

그날 나는 엄마를 위하고 걱정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 오히려 엄마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너무 죄송했다. "엄마가 내 걱정 해주는 건 고마워. 역시 엄마가 집에 오니까 좋다. 그런데 내일 엄마 수술받아야하잖아. 나는 엄마가 걱정되니까 좀 쉬었으면 좋겠어." 만약 이렇게 말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불청객처럼 찾아온 충동적인 감정과 말은 결국 후회를 남겼다. 


이 에피소드에 공감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은 책이다.


나는 공감을 넘어 이게 나의 패턴인데...

소중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울컥 화를 내고 '걱정돼서 그랬어 앞으로는 부드럽게 말할게' 하며 사과하는 

내 자신의 반복되는 패턴에 신물이 나서 읽었다. 



이 책에서는 교류분석을 토대로 자아상태  5가지로 나눈다. 





Part 1 . 내 자아상태 파악 


소중한 관계를 지키고 싶다면 내 마음을 상태를 들여다보면서 순간순간 변하는 마음을 의식적으로 알아차려야한다. 


우리는 '나를 위한 말' 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말' 을 의식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ㄴ 부모자아(P)가 원칙과 규율을 엄격하게 내세우면서 무조건 명령하는 태도를 취하려고 하거나 아이자아(C)가 순간적인 감정에 북받쳐서 주위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날뛰려할때 어른자아(A)가 그러지 못하도록 잠시 진정시켜야한다.


ㄴ욱하는 감정이 올라올 때 '어른자아의 전원을 켜자' 라는 주문을 외우라고 조언한다. 어른자아의 전원을 켜야겠다고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자신에게 이성이 있음을 인식하면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관계를 계속 이어가고 싶다면 강한 정신력이 필요하다. 

ㄴ 지금은 어떤 문제나 오해로 갈등을 겪지만 상대는 나에게 아주 소중한 사람이고 이 관계를 지키겠다는 단호한 생각을 갖고 있어야한다. 한순간의 감정 풀이로 관계가 틀어지고 소중한 사람을 잃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확고 해야한다. (그래서 이 책에서는 지켜야하는 관계 / 정리해야하는 관계를 먼저 분류하게 가이드한다.)



Part 2 . 상대방 자아상태 파악 


과거와 타인은 바꿀 수 없다. 바꿀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다. 

내가 발신자라면 그 상황과 상대의 자아상태에 맞추어 적합하게 말해야하고, 수신자라면 상대의 자아상태를 알아차리고 적절하게 대응해야한다.

ㄴ 발신자가 화끈이 캐릭터로 말을 건네 온다면 일단은 끄덕이 캐릭터로 받아 주어야 다음대화로 이어갈 수 있다.




+

일상에서 소통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두가지 방법

1. 실제로 만나서 서로 좋은 경험을 함께하는 것

2. 전화로 목소리를 들으며 대화하는 것   



+

한 사람의 열걸음으로는 역부족이다. 혼자만 노력해서는 결국 지치고 포기하게 된다. 

부디 이 책이 많은 사람에게 널리 읽혀서 여러 사람의 한 걸음 한 걸음이 가정과 조직, 그리고 사회에 소통의 변화를 일으키는 큰 꿈을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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