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류는 독후감을 잘 안적는 편인데, 이 책은 너무 재밌게 읽어서 조금이라도 기록하고 싶었다.
<1장 - 실버아파트 관찰기>
<2장 - 실버아파트에서 만난 주민들의 이야기>
80대가 주거주연령대인 실버아파트에 60대인 저자가 어쩌다가 살게 된다.
그래서 입주자보다 '관찰자' 의 시선으로 이 세계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재밌었다.
할머니들이 싸우는 톤으로 대화하는 게 기본인데 싸우시는 줄 알고 직원을 불러서 머쓱타드했던 에피소드도 재밌고
저자가 여러 오해를 하다가 풀리는 과정도 재밌었다.
그리고 여러 삶의 모습을 만나며 이해+존중은 하지만
다 수용하지 않고 자신에게 맞는 삶의 태도, 노년을 즐기는 방법을 유지하는 자세도 멋있었다.
(저자는 동호회를 하기보다 혼자 등산하며 시간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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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이 가장 좋을때야~" 라는 말을
잔소리나 참견이 아니라 이렇게 예쁘게 해석하는 저자의 마인드가 좋았다.
나의 현재를 예쁘고 젊다고 봐 준 노인들은 분명히 나의 시간을 지나간 분들이다.
그분들이 굳이 내게 말을 걸어온 것은 늙음을 앞당기지 말라는 사인이었던 모양이다.
그렇다면 그 사인을 알아차려야 하지 않을까.
<3장 - 실버기 입문기>
저자는 실버아파트를 결국 나왔지만 여전히 초보 노인이었다.
실버기에 입문하며 겪는 고민과 과정을 진솔하게 담아주셨다.
은퇴한 노부부가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떻게 살아가는 지를 엿볼 수 있어서 재밌고 때로는 뭉클했다.
(남편의 '가발' 에피소드 좋아함)
그리고 은퇴한 친구들과 나누시는 대화도, 저자의 시선도 너무 좋았다.
무엇인가 하염없이 뒤쫓는 친구가 있고, 맥 놓고 있다가 이것저것 기웃거리는 친구도 있으며 나처럼 하루하루를 아무렇지 않게 노는 친구도 있다.
어떤 선택도 각자의 몫이기에 우리는 기탄없이 떠들다가 각자의 삶으로 돌아갔다.
나이가 들어가는 우리는 각각 자신의 재능대로, 자신의 기질대로 열심히 삶을 견뎌 내는 중이었다.
어떻게 견디는 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놀든 일하든 배우든 실패하든 모든 삶은 그 자체로 소중하지 않은가.
ㄴ 너무 좋은 걸 ㅠㅠ 나중에 60대가 되어서 이 책을 꼭 다시 읽어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