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모임 때, M님이 이 책을 추천한 동기를 말씀하시면서 '우리나라를 헬조선이라고 하는데 정말 헬조선일까요? ' 라는 질문을 던지신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해외여행을 가거나 해외 거주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치안, 교통, 의료, 전반적으로 빠른 시스템 등 '대한민국만큼 살기 좋은 나라가 없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살기 좋은 나라 vs 살기 안좋은 나라 를 말할 때
잣대로 사용하는 다양한 영역들이 있고 (교육, 의료, 취업, 주거, 물가, 결혼, 청년, 노인 등)
각자 중요하다고 느끼는 영역에 가중치를 둬서 살기 좋은 나라, 안좋은 나라를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위에서 말한 다양한 영역들을 데이터 기반으로 다룹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데이터를 볼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한국 식료품 물가 수준이 이렇게 높은 지 몰랐는데 인상적이였습니다.)
책 재목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대한민국이 살기 안좋은 나라를 넘어 자살하는 중이라고 말합니다.
- 증거: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 (2024년 기준 0.68명)
- 원인: 수도권 집중현상 (여러 가지 문제들이 다 얽혀있지만 그 중심에는 수도권 집중 현상이 있음)
한국이라는 공동체가 가진 기형적인 고물가의 문제, 수도권 집중의 문제, 낮은 노동생산성의 문제, 그리고 이것들이 합쳐져서 만들어낸 노인 문제와 여기서 파생된 청년의 문제는 상호 긴밀히 얽혀 ‘자살하는 대한민국’이라는 비극적인 구조를 완성하고 있다.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도 알 수 없고, 이 상황을 선제적으로 수정할 수 있는 그룹도 존재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자해적인 공동체 소멸 과정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한국사회의 기이한 현상들은
‘돈 없는 사람들로 구성된 공동체’가 나타내는 일종의 경제적인 결과 이지
한국인 종특 (품성론) 때문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ex) 맘카페
- 2022년 보건복지통계연보 기준 한국의 사회복지 시설 중 고작 0.66%만이 정부 직영.한국 사회의 대다수 사회복지 시설은 주로 민간에서 운영.
- 노인 복지 시설과 어린이집의 경우 특히 정부 직영 비율이 낮아 각각 0.37%, 0.55%만 정부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음.
- 이렇게 대부분의 사회복지, ‘요람에서 무덤까지’의 전 과정을 국가가 아닌 민간이 책임지는 국가에서는 나름대로 특이한 문화가 발생함. 복지 서비스의 품질이 균일하지 않으므로 모든 것을 스스로 판단해야 하기에 개인이 매사에 촉수를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문화.
- 복지를 민간에 폭넓게 외주화한 사회에서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과 정보력’의 문제가 됨.
-> 맘카페는 그저 각자도생으로 육아를 해야만 했던 한국 사회에서 자연스럽게 등장할 수밖에 없었던 경제적·사회적 공동체일 뿐이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사회가 사회경제적인 접근보다는 품성론 같은 스토리텔링에 선도된다고 느낍니다.
특히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의료계를 보면서 단순히 고소득 의사들이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것이다 라고 비판하는 댓글들을 보면서요.
우리나라는 의료수가가 낮은 나라가 맞다. 근본적으로 대다수의 의료 행위가 원가보전이 안 되기 때문이다.
...
현재와 같이 필수의료의 원가 보전이 되지 않아 아무도 기피과를 가지 않으려 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의대 정원을 확충해 봤자 수익성이 높은 과로 쏠리는 현상은 동일할 것이고,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는 지방의 의료 문제나 소아과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저자는 이 문제를 풀어야하는 주체는 정부이지만
우리 개인은 돈의 관점으로 사회현상들을 바라보고 질문할 수 있어야한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한 논의들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한국은 아프다. 그렇지만 아무도 병원비를 지불하려고 하지 않는다. 여태까지 우리 사회는 이런 현상을 한국인들의 정신적 빈곤이나 이기적인 심성 같은 근거 없는 품성론으로 해석하기 일쑤였다.
...
아울러 또 하나의 작은 바람은 결국 우리가 처한 이 사회의 병폐와 결함을 낳은 원인이 구성원들이 지닌 마음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보단 돈의 문제일 수도 있다는 점이 더 많이 알려지는 것이다. 우리는 너무 오랫동안 오로지 우리의 마음을 탓해왔다. 우리는 이제 돈의 의미와 돈의 구조, 돈의 흐름이 보여주는 쟁점들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에게 질문하기 시작해야 한다. 나의 글을 통해 이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었다면 내가 이 책을 쓴 보람은 충분할 것이다.
이 책을 읽었으니 앞으로 이런 관점으로 문제들을 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얼마 전에 '작은 도시 봉급 생활자' 북토크에서 지방에서 더 행복하게 사시는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이 떠올랐습니다.
보통 '서울에는 둥지가 없고 지방에는 먹이가 없다' 라고 하는데 100% 맞는 말은 아니라고,
서울에서 보다 경쟁력이 훨씬 약하기 때문에 조금만 잘해도 빛을 볼 수 있다고 하신 게 인상적이였어요.
농사는 절대 하지 말고 (이건 승계농이나 농고, 한국농수산대학 사람들 영역)
지방 공무원이나 지방 창업 하면 좋다고 하셨어요.
특히 지방 창업은 정부지원금이 더 크고 지원도 많이 해준다고 합니다.
* 청년 창업 우수 사례 - 문경(에코랄라) / 의성(호피홀리데이, 오밀조밀)
지방으로 내려가는 게 경쟁에 밀려서 혹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개인의 '선택' 이 되도록
정부, 기업, 개인이 다같이 힘을 모아서 인프라랑 인식을 구축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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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상에 나오는 한국은행의 제안 저는 동의합니다!
https://youtu.be/87_G08wn1Uw?si=43EsZAaT06cB66g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