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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곧 Jan 19. 2022

태고와 현재

제주도는 곳곳이 자연박물관이다.

제주도 표선해수욕장을 지나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사이의 해안도로를 가다 보면 중간에 바닷가 카페가 하나 있다. 이곳에서 바닷가로 내려가면 제주도에 화산이 분출되어 용암이 흘러내린 흔적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곳이 있다. 제주도 화산 폭발이 약 2만 여전에 있었다고 하니 이 용암 흐름 흔적도 2만 년 전에 만들어진 것일 것이다.

용암이 높은 열과 압력으로 분출되며 생성된 슬래그가 바닷물에 식으면서 팝콘처럼 튀겨진 모습으로 사각, 오각의 절리로 거북등처럼 그대로 붙어 있어 지질학적 가치도 높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용암이 흘러내리다가 그대로 식으며 암석이 되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곳곳에 달걀이나 야구공 크기의 원형 구멍도 발견되어 다양한 응고 활동이 이루어진 것을   있다.


특히 투각 모양의 용암바위는 왼쪽면에 있는 얼굴에 연결된  머리장식처럼 보인다. 바다의  포세이돈의 모습일까? 아니면 화산과 용암의 신인 펠레의 모습일까? 용암이 식으면서 가스가 분출되며 투각 구멍이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싶다. 자연이 빚은 대단한 조각 작품이 아닐  없다.

겨울이라 그런지 더욱 푸른빛의 바다에서 하얀 파도가 쉼 없이 치고 있다. 죽은 듯한 태고의 용암 흐름과 살아 있는 파도가 한데 어울려 있어 태고와 현재가 공존하는 듯하다.


혼재된 시공간이 존재하는 이 식은 용암바위 판 위에 잠시 앉아 내가 살아 있는 이 시간이란 것이 자연이 허락해준 얼마나 짧은 찰나인지를 다시금 생각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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