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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량 김종빈 Feb 26. 2022

놓아두는 일.

Barcelona bajo la lluvia

 소파에 앉아서 베란다 밖으로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있다.


 새벽을 가만히 놓아두고서

언제 해가 뜨는지 확인하지도 않고

를 새벽 바로 옆에 가만히 놓아두었다.


 가끔 그럴 때가 있다.

마음들이 귀찮아질 대로 귀찮아서,

그럼에도 그 마음들을 함부로 할 수는 없어서,

결국 아무것도 안 하는 수밖에 없을 때.


 그러니 나는 나를 가만히 놓아두고서

무언가를, 무엇이라도 기다리는 일을 한다.


 바르셀로나가 새벽 비에 다 젖도록,

이윽고 해가 뜨기를 바라며

그저 놓아두는 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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