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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bercreat Oct 11. 2021

비욘드미트가 변화시킬 밥상의 모습

소시지, 치킨너겟, 미트볼이 진짜 고기가 아니라면?

비욘드미트(Beyond Meat, Inc.)는 2009년 이던 브라운(Ethan Brown)이 설립한 식물성 고기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다. 창업자 이던 브라운은 청정에너지와 환경분야에 관심이 있어 연료 전지를 제작하는 발라드파워시스템이라는 회사에 다니다가 농업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기후 변화 방지, 동물 복지, 인류의 건강, 자원 보호를 위해 대체 육류 개발에 뛰어들었다. 

창업자 이던 브라운. 어린 시절 농장에서 동물들이 도축되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고기를 먹기 위해 동물이 반드시 필요한가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출처 : 비욘드미트 홈페이지

2013년 닭고기 대체품인 치킨스트립을 출시하며 첫 제품을 판매했고 2015년에는 육고기 대체품인 햄버거 패티를 출시하였다. 대체육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2가지인데 실험실에서 배양을 통해 만드는 배양육과 콩, 버섯, 호박 등 식물에서 추출한 단백질을 통해 동물 단백질을 대체하는 식품을 만드는 것이다. 전자는 아직 기술적으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여 비욘드미트는 후자의 방법을 택해 대체육을 개발하고 있다.


대체육을 시판한 뒤 반응은 뜨거웠다. 비욘드미트의 초기 투자자인 MS의 창업자 빌게이츠는 비욘드미트의 치킨스트립을 직접 먹어보며 실제 닭고기와 맛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호평했다. 2014년엔 미국의 홀푸드마켓에 서 비욘드미트의 치킨샐러드와 일반 치킨샐러드를 같은 코너에서 판매했다고 리콜을 시행한 적이 있는데 위 사건이 오히려 맛 차이가 느껴지지 않는다는 소문을 일으켜서 더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대체육은 비건들의 열렬한 지지와 함께 입소문을 타며 확장했고 비욘드미트는 2019년 5월 나스닥 시장에 상장을 하며 금융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공모가는 25달러/주 였는데 상장 첫날 65.75달러/주에 거래를 마치며 대체육 시장이 확대되고 비욘드미트가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상장 이후 250달러/주까지 올라가며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고평가 우려와 공매도 공격을 받으며 주가는 급격하게 하락했고 등락을 반복하다 2021년 9월 말 현재 105달러/주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상장 이후 비욘드미트의 주가 추이(월봉 기준)

비욘드미트의 대체육제품은 소비자들의 인지도 상승과 함께 미국의 월마트, 크로거, 코스트코 등 대형마트에도 제품이 입점하며 접근성이 좋아졌고 매출이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스타벅스와의 협업을 통해 캐나다에선 비욘드미트가 들어간 샌드위치를 판매 중이며 중국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허마셴셩에 비욘드미트 패티가 입점하는 등 해외 매출 확대에도 노력하고 있다.

비욘드미트 5개년 매출 추이. '20년 기준, 약 5천억원 수준의 매출 기록. '16년 대비 약 25배나 매출이 증가했다.
스타벅스의 비욘드미트 샌드위치
비욘드미트의 중국 진출
비욘드미트의 고객들. 출처 : 비욘드미트 IR 자료

다만 '20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37% 증가하였고 '21년 상반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2% 증가하며 매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하였다. 2018년 이후 매출총이익은 흑자로 전환되며 '20년에는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제품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비 증가와 해외 확장 및 인력 충원 등으로 인한 마케팅, 일반관리비 비용이 증가하며 영업이익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5개년 손익 계산서
최근 2년간 신규 제품 목록. 연구개발비 증가에 대한 산물

영업현금흐름 또한 재고자산의 증가 등으로 인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대체육 판매 사업으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 재고자산은 증가하는데 매출로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며 영업현금흐름이 흑자로 전환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는 활발하게 이루어져 CAPEX 비용은 꾸준히 늘고 있다. 결국 영업과 투자활동에서 (-) 현금흐름이 발생하니 재무활동에서 (+)를 만들어 내야 하는데 2019년에는 IPO를 통해 2.5억달러(약 3천억원)을 조달했고 2021년 3월에는 10억달러(약 1조 2천억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했다.

비욘드미트 현금흐름표. 영업현금흐름은 21년 상반기에 더욱 악화되었다.

최근의 주가 부진도 위와 같은 영업 부진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또한 전환사채의 발행으로 약 5백만주의 주식이 206달러/주에 전환될 수 있어 주당순이익이 희석될 수 있다.(2020년 가중평균 보통 주식수는 62백만주로 약 8%가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반전의 요소도 있다.

2021년 초에 비욘드미트는 펩시코와 조인트벤처 설립을 발표했다. 펩시코와 함께 식물성 음료와 과자 등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펩시코라는 글로벌기업의 고객사과 마케팅 능력을 확보하며 신제품이 전세계로 뻗어나갈 수 있다.

또한 중국시장과 캐나다시장 등 꾸준히 신규 시장을 두드리고 있으며 글로벌 식품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늘려나가고 있다.

그리고 커다란 기회인 ESG 경영이 있다. 기후위기로 인한 환경 보호가 절실해진 시대에 글로벌기업들은 이산화탄소 감축이라는 사회적요구에 응하고 있다.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재생에너지 사용, 이산화탄소 저감 기술 도입 등 탄소 감축을 선언하고 있으며 식품 기업들은 탄소 발생이 가축 사육보다 90% 감축할 수 있는 대체육 고기를 선택하는 것이 ESG 경영을 위한 선택지일 것이다.

대체육 사용은 탄소 배출을 저감하고 자원 보호를 할 수 있다

비욘드미트는 궁극적으로 등심, 안심 같은 육고기까지 대체하려고 하지만 지금은 패티, 소시지, 치킨너겟 등  2차 가공식품을 만들며 진짜 고기가 들어간 가공식품과 경쟁중이다. 위 경쟁에서 비슷한 맛을 내고 원가절감능력을 보여준다면 충분히 가공식품 분야에서 승자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ESG 경영의 큰 흐름속에 대기업들은 환경을 위해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는 대체육을 관심을 가질 것이다. 머지 않은 미래에 우리가 먹는 소시지, 치킨너겟, 미트볼 같은 가공식품 중에 진짜 고기를 찾아보기 힘든 날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대체육도 전기차 처럼 시대적 흐름을 타서 모든 가공식품엔 대체육이 %이상 첨가되어야 한다는 규제도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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