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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음날 Nov 12. 2023

38. 기대와 목표

기대와 목표 그리고 열정


이상한 생각이다. 

나쁠 게 없어 보이는 3개의 단어이다. 

기대, 목표, 열정

하지만 요즘 나에게는 이 3개의 단어가 영 긍정적으로 보이지만은 않는다. 

특히나 이 3개의 단어가 똘똘 뭉치면 뭉칠수록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되는 것이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기대 속에 살아간다. 

그것은 나를 향한 기대, 대상을 향한 기대, 조직, 국가, 사회 나아가 자연에게 까지 기대를 하며 살게 된다. 

사실 기대는 현상을 거스르는 나의 개인적인 바람의 일환이다. 

그것은 본연의 나를 발전시키거나 저해시킨다는 질적 변화의 성향보다는 이리로 갈지 저리로 갈지 움직이지 않을지에 대한 방향성의 성향을 더 많이 띈다고 본다. 

기대는 어떠한 목적의 지배하에 생성되는 경우가 많다. 


막연하게 살아가는 사람의 기대는 공허한 만큼 기대라 부를 만큼의 지속성 혹은 집념이 없다. 

목표를 가지는 것은 그에 해당하는 기대가 필연적으로 뒤따르기 마련이다. 

기대는 기대의 충족과 불충족으로 인해 그 수명을 달리한다. 

하나 그것은 사라지지 않고 다른 형태의 기대로 바뀌게 된다. 

기대는 기대를 낳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것은 1등이라는 목표를 낳고 1등을 하고 난 이후에는 더 나은 대학을 원하거나 더 나은 직장을 원하거나 하는 식의 등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이곳에는 열정이라는 에너지가 발생한다. 

열정은 지속성, 꾸준함이라는 행위의 속성과는 결이 비슷하지만 상반된 개념을 가진다. 

뚜렷한 매개체 즉 태울 것이 없는 열정은 오래가지 못한다. 

열정은 뜨거운 불과 같아서 그게 무엇이든 당신이 가진 무언가를 태우기 때문이다. 

등가교환의 법칙이다. 

당신은 당신이 가진 무언가를 태우는지 모르고 열정을 불태우게 된다. 

분명 대가를 치렀는데 그 대가가 무엇인지 너무 늦게 깨닫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 인생의 나비는 날갯짓을 시작한다. 


기대하지 마라. 

목표를 가지지 마라. 

열정을 가지지 마라. 


이렇게 이야기해버린다면 이를 설명하기 위해 밤을 세야 할지도 모를 것이다. 

이것은 마치 세상에 태어나 한 번도 사탕을 못 먹어본 아이가 20살이 되어 처음 접해본 사탕을 빼앗기는 일이다. 서른, 마흔 뭐 일흔이라도 말이다. 


우리는 기대하는 것에서 무엇을 얻는가.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열정적인 삶을 살아감으로 인해 무엇을 얻었는가?

그리고 무엇을 잃어버렸는가. 


자 본질적으로 물어보자. 

그 기대와 목표, 열정은 나의 내면에서 솟아난 나만의 본질인가.

아니면 과거의 누군가에 의해 교육된 습성이며 관성인가. 

학습된 자아는 내 것이지만 나와 맞지 않는 것일 수 있으며 그것은 교육에 대한 반기보다는 그저 내 인생 한번 바로잡아보자는 소박한 일념에 지나지 않는다. 


기대해야 하지만 크게 기대하지 않아야 하며 뚜렷한 목표보다는 최선을 다하되 되면 좋고 아니어도 방법은 있을 것이라는 긍정이 필요하다. 

뜨거운 열정보다는 당연하게 '그냥' 할 수 있는 부단함이 필요하고 나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돌아가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과정은 행복이다. 끝 나지 않는 선율을 지겹다고 흘려보내지 않고 배경으로 깔아내는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니 나는 기대하지 않아야 한다. 열정에 넘치지 않아야 한다. 목표 따위는 버려야 한다. 


긍정을 가져야 한다. 

부단해야 한다. 

유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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