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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lla Dec 12. 2022

2022 암호화폐 업계 리뷰

2022년 암호화폐 업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암호화폐를 이용한 기부 캠페인에서부터 수백만 달러의 해킹 및 암호화폐 시장을 뒤흔드는 붕괴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테라(Terra)와 쓰리애로우즈캐피탈(3AC), FTX거래소 등 여러 대기업은 격동의 해를 겪고 몇 달 만에 도미노처럼 사라졌고, 2022년 암호화폐 생태계의 시장가치는 지난해에 비해 2조 달러가 떨어졌다. 반면, 이더리움은 그동안의 작업 증명(PoW)의 블록체인 채굴 방식에서 지분 증명(PoS) 방식으로 전환하는 ‘머지(The Merge) 업그레이드를 완료하며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2022년 암호화폐 업계는 역사상 가장 험난한 해를 보냈지만 아직 업계는 살아남았다. 꽁꽁 얼어붙은 ‘크립토 윈터’를 맞은 암호화폐 시장의 새로운 도약을 기원하며, 올해 암호화폐 업계 주요 사건 리뷰를 해보자.


우크라이나 정부의 암호화폐 기부금 모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분쟁은 암호화폐를 포함한 올해 글로벌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시장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군대에 우크라이나 침공을 명령하며 급락했으나, 이 전쟁은 암호화폐가 주목받는 첫 번째 사례가 되었다.


침공 며칠 후 우크라이나 정부는 공식 트위터 계정으로 비트코인 및 이더리움 두 개의 지갑 주소가 포함된 기부 모금 게시물을 올리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함께 해달라는 요청과 함께 암호화폐 기부를 부탁했다. 이후 기부가 쇄도했고 3일 만에 정부는 3천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 이더리움, 폴카닷 및 기타 디지털 자산을 모금했다. 또한, 한 익명의 기부자는 고가의 디지털 아트인 크립토펑크NFT(CryptoPunk NFT)를 보내기도 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상황에서 암호화폐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하게 국경 없는 돈의 힘을 보여주었다. 위기의 시기에 암호화폐는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 빛을 발했다. 우크라이나의 암호화폐 기부 요청은 암호화폐의 순기능을 가장 적절하게 보여준 사례로 기억될 것이다.


테라-루나 붕괴 사건

지난 5월 시가총액이 200억 달러에 달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암호화폐 중 하나로 떠올랐던 ‘루나’는 99% 이상 폭락하며 전 세계 가상자산 시가총액 2000억 달러를 증발시켰다. 바이낸스와 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에서는 상장폐지까지 이르렀는데, 테라-루나 대폭락 사태는 가격 변동성이 극심한 암호화폐 시장 내에서 안정성을 내세우던 스테이블 코인의 취약점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되었다.


테라는 기본 스테이블 코인인 UST의 성공 덕분에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과 달리 UST는 미국 달러와 동등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알고리즘 메커니즘에 의존했다. 루나는 테라의 1달러 값을 보장해주는 코인으로 테라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루나를 발행하여 그 루나로 테라를 매입해 가격을 높이고, 1달러보다 높아지면 테라로 루나를 매입해 가격을 낮춘다. 쉽게 말해, 테라와 루나를 수요와 공급 법칙 관계를 가지고 가격 유지는 이 관계에 의한 차익거래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는 동일한 양의 테라의 휘발성 루나(LUNA) 코인을 소각해 새로운 UST 토큰을 발행하거나 UST를 새로운 LUNA 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다.


특정 담보가 없다는 측면에서 일각에서 안정성에 대한 의혹은 제기하였으나, 테라 코인은 1달러 페깅을 잘 유지했고 그에 따라 계속해서 수요가 늘어났다. 또한, ‘앵커 프로토콜'이라고 하는 디파이 서비스로 테라 예치 시 연 20%에 달하는 높은 보상까지 더해져 루나의 가격은 계속해서 치솟아 올랐다.


하지만, 앞서 언급하였듯이 앵커 프로토콜 시스템은 상승장에서 꾸준히 자금이 유입되어 테라의 수요가 늘어나며 루나 가격이 상승하고 그 차익거래로 수익이 발생해야 지속이 가능한 구조이다. 즉, 상승장에서만 지속이 가능한 구조인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금리인상 압력 등으로 인한 미국 증시 약세와 맞물려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지속해왔고 이를 노린 특정 세력이 테라를 대량 매도하며 테라의 디페깅이 발생하게 되었다.

테라의 가격은 1달러 밑으로 떨어지게 되었고 떨어지는 테라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루나를 대량으로 발행해 테라를 사들여 가격을 올리고자 했으나, 급격한 유통량 증가로 루나의 가치마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은 서로 앞다투어 루나를 매도해버리는 일종의 뱅크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결국, 두 암호화폐의 가치가 함께 붕괴해버리는 결과를 맞이하고 말았다.


테라루나 사태는 암호화폐 업계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혔으며, 투자자를 보호하지 못하는 가상자산시장의 규제 공백이 지적됐다. 전성기에 테라 생태계는 400억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었지만 테라-루나라는 네트워크의 이중 토큰 메커니즘은 실패로 끝났으며, 아직도 여진을 일으키고 있다.


셀시우스, 3AC 등 암호화폐 업체 도미노 파산

테라 생태계가 무너지고 약 한 달 뒤, 루나-테라 사태와 암호화폐 가격 급락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빠졌던 암호화폐 대부업체 셀시우스는 이용자의 자산 출금·이체·스왑을 전면 중단했다. 테라-루나 붕괴로 촉발된 가상자산 시장의 폭락장의 여파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디파이(DeFi) 플랫폼들이 잇따라 인출 중단 조치에 나서며 '도미노 파산’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암호화폐 대부업체 셀시우스는 테라에 투자했고, 알렉스 마신스키 CEO의 회사 장부에 대한 무단 거래로 투자 부실이 드러났는데, 설상가상으로 이러한 차용 및 대출의 대부분은 소수 회사의 폐쇄된 네트워크 내에서 이루어졌다. 셀시우스는 메이커, 컴파운드 에이브와 같은 탈중앙화 플랫폼에 돈을 빌려주었지만 제네시스 갤럭시 디지털, 쓰리 애로우즈 캐피탈과 같은 중앙집중식 기관에도 많은 돈을 빌려주었다.


셀시우스 붕괴 발표 후 며칠 만에 쓰리애로우즈캐피탈(3AC)의 파산에 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는데, 이 업체 또한 테라-루나의 붕괴 여파와 함께 무너진 업체로 2022년 대형 암호화폐 기업으로는 처음 파산하게 되었다. 10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3AC는 6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파산 절차를 시작했는데 설립자들이 일련의 대출을 불이행하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더리움 더 머지(The Merge) 업데이트

지난 9월,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다음으로 시가총액이 큰 이더리움은 ‘더 머지’ 업데이트를 통해 이전의 가상화폐 채굴 방식을 완전히 바꿨다. 이더리움 체인의 블록 생성 과정을 기존의 작업 증명(PoW, Proof of Work) 모델에서 지분 증명(PoS, Proof of Stake) 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기존 이더리움의 느린 거래 처리 속도와 높은 가스비, 과도한 전력 소모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더리움은 6월 바닥에서 10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이더리움 머지는 9월 15일에 차질 없이 실행되어 비트코인 출시 이후 암호화폐의 가장 큰 기술 업데이트로 환영받았고, 이더리움 개발자들은 그 성공에 대해 널리 찬사를 받았다.


더 머지 업데이트는 이더리움의 통화 정책을 크게 개선했으며, 수익률에 굶주린 기관들이 이더리움을 채택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FTX 거래소 파산 사태

2022년 11월 거래랑 기준 세계 3위 거래소 FTX가 지난 11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암호화폐 세계의 재난이 거의 정상화된 시점에 FTX 거래소가 붕괴되어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FTX의 위기는 미국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의 보도에서 시작되었다. 지난 2일 코인데스크 US는 FTX 계열사인 ‘알라메다리서치’의 재무제표를 입수해 “FTX가 자체 발행 가상화폐인 FTT를 담보로 거액을 대출받아 몸집을 키웠다”며 재무건전성 이슈를 제기했다. 알라메다리서치는 FTT를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그 돈으로 다시 FTT를 사며 가치를 끌어올렸는데, 만약 FTT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하면 실제 가진 자산이 없기 때문에 은행에 돈을 갚을 수 없고 파산하게 되는 것이다.


FTT를 갖고 있던 투자자들은 자기 발행 코인의 가격을 부풀리는 이 레버리징 방식에 의구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이때 바이낸스 거래소의 CEO 자오창펑이 7일 본인의 트위터에 “보유한 FTT를 모두 처분하겠다”라고 선언하자 시장의 불안감은 폭발해버렸다. FTT의 가격은 폭락하기 시작하였고, 바이낸스의 FTX 인수 계획도 철회되면서 투자자들이 FTX에 넣어놨던 자산을 앞다퉈 현금으로 인출하는 ‘뱅크런’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FTX는 보유하고 있던 암호화폐와 현금이 뭉텅이로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출금 정지를 선언하고 11일에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하게 된다.


FTX가 법원에 제출한 파산 신청서에 따르면 부채 규모는 암호화폐 업계 역대 최대인 66조 원에 달하는데, 채권자는 무려 10만 명이 넘는다. 전문가들은 FTX 사태로 인한 투자자의 신뢰 하락과 암호화폐 시장 유동성 위기가 내년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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