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세대의 작품들은 전쟁을 통해 생명과 존엄에 대한 존재론적 통찰을 담았지만, 현대인은 미디어 가십과 SNS를 통한 비대한 자아들을 주로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삶의 척박함과는 별개로 작품의 소재 면에서 풍부한 전후 세대들과 달리 나를 포함한 현대인들은 플라스틱으로 둥지를 짓는 기후위기의 새들처럼 안쓰러운 소재들로 자신을 표현한다. 풍부했던 물질문명도 전 지구적 전염병과 기후 위기 앞에서 우스워졌다.
책 <이별없는 세대>에서는 이별하는 법을 모르는 전쟁의 아픔을 가진 세대들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수많은 단톡방과 채팅방에 초대되고 초대하고 아무 이유 없이 이름을 ‘.’하나로 바꾸어 놓고 퇴장한다. <.님이 퇴장하셨습니다>는 문구를 빤히 본다.
우리는 이별뿐인 세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