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의석 Jul 04. 2017

누가 갈매기에게 밥을 주는가?

안 주면 실업자?


바다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갈매기입니다. 당연히 새우깡이라는 단어도 함께 따라오죠.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하면서 새우깡을 손에 들거나 과자를 바다에 던진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다들 제 말에 공감하실 겁니다.


실제로 갈매기가 새우깡을 먹으려고 몰려드는 장면은 장관입니다. 저는 이런 광경을 군대에서도 봤었는데요 (저는 해군 예비역입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릴 때 몰려드는 갈매기의 규모는 새우깡일 때와는 차원이 다릅니다. 중요한 건 이들 모두 일반인이 보기 어려운 진귀한 광경이라는 점입니다. 사실 최근 들어서는 저도 잘 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우리나라에서 갈매기를 볼 수 있는 곳은 몇 군데 안됩니다. 그중 대표적으로 서해의 석모도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깁니다. 원인은 석모도에 생긴 다리였습니다. 이는 사람들이 석모도를 차로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의미합니다. 이전까지 운행되던 유람선도 2017년 7월 1일부터 운행이 중단되었습니다. 당연히 갈매기 밥을 주기도 어려워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제 머리에 떠오른 것은 실업자가 된 갈매기였습니다. 유람선에서 사람들이 주는 맛있는 새우깡과 과자를 근 30여 년간 먹었는데 이제는 그걸 기대할 수 없는 환경이 다가왔습니다. 그들에게 세상은 너무 가혹합니다.


이 사례는 제게 스펜서 존슨의 우화인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떠올리도록 했습니다. 이 책에서는 두 종류의 쥐가 나옵니다. 하나는 끊임없이 치즈 덩어리를 찾는 개척자 집단이고, 다른 하나는 큰 치즈 더미에서 움직이지 않다가 낭패를 당하는 안주자 집단입니다. 앞서 말한 갈매기는 후자에 해당합니다.


만약 갈매기가 똑똑했다면 결과가 어땠을지 잠시 상상해보았습니다. 그런 갈매기가 그들 중에 있었다면 이미 그들은 다른 곳으로 이동하여 새로운 새우깡을 찾았을지도 모릅니다. 다른 사람이 주는 것에만 목을 매고 있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능동적으로 보내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이 글에서 말하는 개척정신입니다. 외부의 요인에 기대며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의 성과가 좋을 리 없습니다. 미래를 생각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하나씩 준비하는 자세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듭니다. 독자분들 모두에게 이런 태도가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콘텐츠 마케팅이란 무엇인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