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답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가?
아프리카 중에서도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는 작은 나라 말라위. 가뭄에 시달리던 이곳에 윌리엄 캄쾀바라는 소년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난과 힘겹게 싸우며 의미 없이 하루를 보내고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삶에 변화가 생겼습니다. 변화의 시작은 마을에 있었던 작은 도서관이었습니다.
도서관의 모든 것은 그에게 신선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윌리엄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은 거대한 풍차였습니다. 과학 그림책에서 우연히 보게 된 풍차가 전기를 만들고 물을 퍼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죠. 이후 그는 풍차를 만들겠다는 꿈을 품고 모든 집중력을 풍차에 쏟아 붓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목표를 갖게 된 사람들의 열정은 아무도 말리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데 이 말은 아마 그를 위해 만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 작업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먼저 도서관의 자료가 너무 빈약했습니다. 윌리엄은 전기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 밖에는 익힐 수 없었기 때문에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습니다. 또한 풍차를 만들 재료를 구하기도 어려웠고 이를 살 돈도 없었습니다. 그가 택한 방법은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필요한 부품을 만드는 것이었죠. 결국 그는 각고의 노력 끝에 풍차를 만들어냈습니다. 그의 나이 14세 때의 일입니다.
풍차의 원래 목적은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지만 캄쾀바가 만든 풍차는 단순한 발전기가 아니었습니다. 밤이 되면 어두워지는 아프리카의 하늘에 빛과 희망을 준 상징적인 건물이 된 것이죠. 캄쾀바는 사람들에게 '나도 열심히 하면 그처럼 할 수 있다'는 기대심리를 심어주고 특별한 것을 배우고자 하는 그들의 열망에 불을 지폈습니다. 공부하면 된다는 믿음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가 풍차를 만들 수 있었던 원인으로 열정을 기반으로 한 공부와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도전정신을 꼽고 싶습니다. 물론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것을 주고 싶다는 사명감도 큰 몫을 했을 것입니다. 신념을 가진 사람의 힘은 이처럼 위대합니다.
그는 가난 때문에 학교를 포기해야 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해(풍차제작) 일약 스타가 되었고, 세계의 지성이 모이는 TED Conference에서 이 주제로 청중들에게 강연을 펼쳤습니다. 이후 남아프리카에 있는 아프리카 리더십 아카데미의(Africa Leadership Academy) 1기 학생으로 선정되었고 2007년도에는 TED의 글로벌 연구원이 되는 쾌거를 이룹니다. 지금은 ALA(Africa Leadership Academy)에서 공부를 계속하며 아프리카의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사회공헌 활동에 몰입하고 있죠.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인도계 이민 2세, 슈밤 배너지가 그 주인공입니다. 윌리엄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긴 하지만 창의적인 발상으로 성공을 거머쥐었다는 점은 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평범한 학생이었던 배너지는 어느 날 한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그의 머릿속을 스쳤던 생각은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읽을까?’ 였습니다.
그는 부모님께 이 문제를 여쭈어보았습니다. 부모님이 한 대답은 ‘구글에서 검색해봐’ 였습니다. 모든 것을 대답해주기보다 스스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 부모님의 교육관이 엿보이는 부분입니다. 아이의 창의성은 스스로 생각하는 능력에서부터 발전한다는 사실을 배너지의 부모님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웹에서 그 이유를 검색해 본 배너지는 시각장애인용 점자프린터가 2000달러를 웃도는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만약 돈이 없는 사람이 점자프린터가 필요하게 되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질문은 결국 점자프린터를 싼 값으로 공급하겠다는 꿈으로 이어졌습니다.
열심히 노력한 끝에 그는 레고 블록을 활용한 기술로 점자 프린터를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학교 과학경진대회에 이 프린터를 출품해 대상을 받았습니다. 그 당시 배너지는 우리나라를 기준으로 했을 때 중학교 1학년의 나이였습니다.
이후 그의 행보는 파격적이었습니다. 부모님으로부터 3만 5천 달러를 지원받아 브레이고랩스라는 회사를 창업하고 인텔로부터 수 십 만 달러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약속 받은 것이죠. 인텔이 이 회사를 선택한 이유는 브레이고랩스의 제품이 상용화될 경우 현재 2000 달러에 달하는 점자프린터의 단가를 350~500 달러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전망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배너지는 시각 장애인 뿐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다해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윌리엄과 배너지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첫째는 어떤 일을 하겠다는 사명감과 인내심, 둘째는 세상에서 주어진 정보를 잘 활용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게 가공해내는 능력입니다. 이 두 가지 능력은 모두 우리가 인생을 의미 있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것입니다. 노력하고 인내하지 않는 사람이 성공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주위의 것을 활용하는 것은 상식 중의 상식이죠.
저는 우리 모두에게도 이 두 사람과 같은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숨겨져 있을 뿐이죠. 어떤 이들은 자신의 재능을 찾아 즐겁고 행복하면서도 보람찬 인생을 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어진 조건에 순응하며 재능을 죽이는 삶을 선택합니다. 재능을 발견하는 일은 우리의 마음자세에 달렸습니다. 저는 르네상스 시기의 뛰어난 조각가였던 미켈란젤로의 관점을 우리가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보잘 것 없는 돌로 멋진 조각상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이유를 궁금해하는 사람에게 다음과 같이 대답했습니다.
"그 형상은 처음부터 화강암 속에 있었습니다. 나는 단지 불필요한 부분들만 깎아냈을 뿐입니다."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사회를 유익하게 만들기 위함입니다. 아무 것도 없는 아프리카에서도 이렇게 멋진 일을 하는 윌리엄 같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은 우리가 더 이상 핑계거리를 찾지 못하도록 하는 강력한 자극제입니다. 미켈란젤로의 말처럼 재능은 이미 우리 안에 있습니다. 세상을 바꾸는 글로벌 인재가 될 수 있는 뛰어난 재능이 내게 있다고 항상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능력을 통해 우리의 인생이 바뀔 수 있습니다. 다만 아직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죠. 가장 중요한 것은 이를 발현시키려는 끊임없는 노력입니다. 옛 선현들은 이를 ‘공부’라는 말로 표현했습니다. 자신을 갈고 닦으며 주위를 아름답게 하는데 스스로의 능력을 바친다는 의미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에게는 이 의미가 어떻게 다가오시나요?
이 글은 제가 쓴 책인 학부모의 진짜 공부의 일부를 발췌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더 많은 글과 자료를 보고 싶으신 분은 제가 운영하는 카페인 '세상의 모든 공부 - 세모공'을 찾아주세요^^ (인문학 이북 4권 무료 다운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