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빌리지 로테르담과 풍차 빌리지 잔센 스칸스 이야기이다. 현재와 과거의 모습, 그리고 도시와 시골의 모습을 하루 사이를 두고 느꼈다. 두 장소 모두 시끄러운 곳은 아니었지만 매우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곳이다. 하지만 왠지 그 묘한 감성적인 느낌은 일치하였다. 자 다시 네덜란드로 돌아가 보자.
로테르담으로 떠나기 전 산책을 즐겼다. 아침부터 강아지들과 산책을 나온 사람들이 가끔 눈에 띄었다. 잔잔한 운하와 차분한 날씨가 잘 어우러져 있었고, 오랜만에 느껴지는 햇살이 따뜻했다. 사실 브런치를 먹으러 가는 루트를 검색하다가 차로 이동하기는 가까운 거리라 산책 겸 걸어서 이동했는데 생각보다 아침의 풍경이 여유롭고 상쾌했다. 이런 곳이라면 아침마다 조깅을 즐기기에 좋겠다 생각했고 실제로 여행 중 조깅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물론 대부분은 자전거로 통학 또는 출퇴근하는 네덜란드인들은 기본적으로 다리가 튼튼할 듯하다.
동네에서의 브런치.
로테르담으로 떠나기 전 브런치를 먹었다. 괜찮은 곳을 검색했더니 나온 곳이 Zurich라는 카페였다. 이 곳은 조그마한 광장에 동그랗게 생긴 건물로 단층 짜리 카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보기 힘든 위치와 모양이었다. 설마 저걸까?라는 생각이 찾아가면서도 계속 들었기 때문이다. 동그랗게 생긴 덕분에 사방(정확히 말하면 주방 약간을 제외하고)을 둘러볼 수 있었다. 브런치로 샌드위치와 기타 음식들을 판매하고 있었고 그날 그날 다른 메뉴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바깥 풍경을 구경하다가 찍은 몇 장의 사진이 이곳이 네덜란드이구나 말해주고 있다. 금발의 여성이 햇살에 노출되어 있는 모습은 마치 꿈을 꾸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딱히 금발을 좋아해서가 아니라 그 모습이 이국적인 느낌을 매우 전달해 주었다.
음식은 만족스러울 정도로 맛있었다. 바삭하게 토스트 한 빵과 계란 그리고 신선한 샐러드, 그리고 향긋하고 건강하게 느껴지는 수프까지. 누구라도 암스테르담의 웨스트 쪽에 숙소가 있다면, 한 번쯤 가 보기를 추천한다.
로테르담은 건축물 관광지이다. 세계 2차 대전 때 도시가 거의 파괴되어 1950년에서 1970년 사이에 재건된 곳이라 옛 건물은 거의 없고 현대 건축물들이 이곳저곳에 랜드마크처럼 올려져 있다. 로테르담은 암스테르담 다음으로 발전되어 있는 곳이다. 네덜란드에는 고층 빌딩이 암스테르담과 로테르담 정도라니 이곳이 얼마나 발전해 나가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로테르담은 항구 도시이며 우리 부산항과 자매도시이다. 부산 사시는 분들은 왠지 반갑겠다. 독특한 것은 이 곳 시장이 모로코 출신 무슬림인 Ahmed Aboutaleb이라는 사람이다. 네덜란드는 이민자들이 많은 까닭에 여러 종교가 함께 하고 있으니 가능한 일이기도 하겠다.
로테르담 중앙역 Centraal station(네덜란드는 각 도시마다 중앙역이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 이름과의 조합과는 조금 다른 느낌인데 로테르담은 역이 Centraal, Alexander, Blaak, Lombardijen, Noord, Zuid, Stadion 7개나 존재한다)은 언급했듯이 건축물 관광지답게 역사 또한 멋지게 지어져 있다. 기다란 피자 조각처럼 생긴 중앙역은 로테르담에 처음 도착한 사람들에게 한껏 기대감을 더해 준다.
로테르담 중앙역 전경. 자 저는 어디에 있을까요?
로테르담의 명소 큐브 하우스로 향하는 길은 평일이라서 그런지 한산했다. 큰 도로를 조금 걷다 보면 쇼핑거리가 나온다. 이 곳부터 큐브 하우스까지 쇼핑거리는 계속 이어진다. 내셔널 브랜드들과 스포츠 명품들, 그리고 여러 콜렉트 샵들이 길게 이어져 있다. 이 곳은 옛 건물이 없고 고층 빌딩이 꽤 있어서 사실 네덜란드 느낌이 별로 들지 않았다. 쇼핑을 좋아하는 나는 그 쇼핑거리를 보고 와!라고 외쳤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느라 정신이 없었다. 물론 블라인드 쇼핑으로만 즐겼지만 무척 만족했다. 정신을 좀 차리고 다시 큐브 하우스로 향했다. 걸어서 이동했는데 대락 20분에서 30분 정도의 거리라고 보면 된다. 큐브 하우스를 도착하기 전 한 군데만 더 들르자 라는 생각에 들른 샵에서 그동안 봉인했던 쇼핑 욕이 해제되었다. 정말 맘에 드는 모자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녹색 코르덴 스투시 모자는 겟한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큐브하우스로 발길을 옮겼다.
큐브하우스가 멀리 보이기 시작했다. 그전에 눈에 띄는 파격적 광고가 눈에 들어왔다. 명품과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사람이 명품이다 라는 의미를 전달하려고 한 것 같았다. 그리고 또 하나 공사장 외벽에 쓰인 문구 "rotterdam bouwt aan een veelzijdige binnenstad" "로테르담은 다목적 도시를 건설 중이다" 가 눈의 띄었다. 타이포 그래피도 정돈되어 좋아 보였지만 그 내용이 아름답다. 이 문구와 외벽 디자인은 로테르담 여러 공사장 주변에서 볼 수 있었다.
큐브하우스.
드디어 큐브하우스다.
쇼핑을 즐긴 덕분에 30분도 안 걸릴 곳을 1시간도 넘게 걸어온 거 같다. 큐브하우스는 지나다가 잡지에서 인터넷에서 본모습 그대로였다. 여러 노란색 큐브가 대각선으로 세워져 있는 듯한 형상을 가지고 있다. 그 모양을 보면서 '와! 대단하다!'라는 생각과 함께 든 생각은
'불편하겠다. 내부는 어떻게 설계되어 있을까?'라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내부를 볼 수가 있다!
입장료를 내면 내부를 공개하는 집들이 있었다. 외부에서 보았던 느낌과 내부의 느낌은 비슷한 듯 사뭇 달랐다. 생각보다 공간 활용을 잘 하면서 꾸며져 있었고 포근한 느낌을 전달해 주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한 번씩 내부를 구경하고 가나 보다. 내부를 구경하고 있는 동안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했다.
2층 3층 옥탑으로 이어지는 공간에 작업 공간 주거 공간 휴식 공간쯤으로 나누어 잘 활용하고 있는 듯했다. 물론 공개 하우스는 입장료를 통해 부수입?을 올리고 있었기에 잘 정돈해 놓았겠지만 다른 집들 또한 구조는 같으리라.
중심에 축을 두고 가파른 계단을 통해 동그랗게 올라가는 구조이고 각층은 호올스 같은 구조로 되어 있었는데 사방에 채광이 되기 때문에 좁아 보이지 않고 개방감도 좋았다. 그중에서도 옥탑 공간은 돔 스타일의 휴식 공간으로 되어 있었는데 아주 맘에 드는 공간이었다. 큐브 하우스를 간다면 꼭 내부를 들어가 보시기를 ~~
기억으로는 3천 원 정도의 입장료를 받았던 것 같다. 그리고 이 곳 중에는 예약을 통해 숙박할 수도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찾아보길 바란다.
열심히 동영상 촬영을 하던 어린 친구들이 있었다. 아마도 과제를 하거나 혹은 유튜브용 동영상을 만드는 듯 보였다. 연신 즐겁게 웃고 즐기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았다. 마지막 피날레 촬영을 도와주어서 더욱 뿌듯하다. 유튜버들이라면 대박 나세요!!!
큐브 하우스는 작은 마울처럼 구성되어 있다. 안쪾에는 아는한 정원 같은 느낌을 준다.
큐브하우스는 뒷편의 작은 배 정박장과 카페거리와 연결되어 있다.
큐브 하우스를 관통하면 작은 마리나 카페가 있다. 꽤 괜찮은 뷰와 여유를 가져다주는 곳이다. 꼭 이쪽으로 나와서 카푸치노 한잔을 마시기를 권한다. 카페에서는 새들과 함께 잔잔한 여유를 누릴 수가 있다. 마리나의 물과 멀리서 비치는 햇살이 묘하게 잘 어우러지고 배들이 모여있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눈을 감고 살살 부는 바람을 느낄 때면 어느새 옛 모습이 어른거린다. 이곳은 왠지 과거와 현재를 함께 담고 있는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그리 세련되지 않은 배들과 조금은 투박한 카페 모습이 지금이 아닌 과거 언제쯤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로테르담 시장. Markthal
Markthal 은 영어로 Market hall이다. 로테르담 시장은 재래시장을 현대화한 건축물이자 시장이다. 실내의 아치형으로 만들어졌는데, 대부분 식당과 식료품과 과일 야채 등을 파는 곳이다. 물론 아이스크림이나 군것질들도 많은데 너무나 아름다운 색의 군것질들이 사람들을 현혹한다. 네덜란드 물가가 비싼 편이라 재래시장이라 해도 그리 싸진 않았다. 나는 이 시장에서 올리브 절인 것과 과일 말린 과자 등을 샀는데 과일 말린 과자는 매우 맛있고 건강한 느낌이었지만 올리브 절인 것은 잘 못 골라서 인지 짜고 맛이 별로 였다. 난 슈퍼마켓(알버트 하인)에서 파는 올리브가 더 맛있었다.
* 네덜란드에는 알버트 하인이라는 슈퍼마켓이 있는데 네덜란드 곳곳에 자주 보이며 우리나라만큼 아주 대형 마켓은 아니지만 좋은 재료들과 신선한 야채 과일, 빵까지 많은 물건을 만날 수 있다. 네덜란드에 가게 된다면 이 알버트 하인 마켓 와 알버트 하인 쇼핑백을 심심치 않게 보게 될 것이다.
시장에서 시장끼를 달래려고(죄송 아재 개그) 이것 저것을 보다가 해산물 볶음 요리를 선택했다. 그런대로 먹을 만했지만 엄청 맛있지는...
로테르담 시장 입구 거대한 하프 파이프 아치형으로 생겼고 천장벽에는 멋진 벽화가 그려져 있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영화에 나올법한 건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로테르담 천장 벽화를 배경을 한컷! 먹거리가 많아서 여자들과 함께 가면 조심!!! 한바퀴 도는데에 오래 걸릴 수 있음!
로테르담 시장을 뒤로하고 다른 곳을 돌아보기에는 시간이 애매해서 다시 암스테르담으로 돌아왔다. 로테르담은 역시 건축물 관광의 도시라 할 만큼 새로운 건축물들이 여기저기 생겨 있었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예정이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수도 있었지만 똑같은 건물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로 다양한 건축물 때문에 도시는 생기 있게 보였다. 물론 네덜란드 제2의 도시라고 할 만큼 발전되어 있어서 도시적인 냄새가 매우 많이 나긴 했지만 쇼핑과 더불어 다양한 건축물을 볼 수 있어서 매우 즐거운 탐방이 되었다. 물론 마지막 사진에 등장하는 녹색 스투시 모자가 매우 맘에 들어 더욱 기분이 좋아졌지만...
+스투시. stussy.
1980년대 미국에서 존 스투시가 만든 의류 브랜드. 초기에는 서핑 관련 의류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힙합, 스트릿 브랜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대중적이기보다는 젊은 마니아 층의 팬을 많이 확보하고 있고 다양한 액세서리로 더 매력 어필하고 있다.
참고로 스투시 모자와 너무도 잘 어울리는 저 가방은 스투시 제품이 아니다. 내가 캡슐 컬렉션을 통해 만든 F/W 컬렉션 가방이다. 여행 다닐 때 가볍게 가지고 다닐 패션 아이템이 필요해서 직접 만들어 제품화했다. 천으로 만들어져서 필요 없을 때는 돌돌 말아서 넣어두면 편하고 생각보다 가벼운 소재라 여행 중 사용하기가 편하게 했고 가을 겨울에 어울리는 모직 질감의 세련된 패턴을 사용했다. 여행 중에도 매일 옷을 달리 입는 편이라 여러 스타일에도 어울리도록 콘셉트를 잡았다. 현재 아이디어스에서 판매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아이디어스에서 캡슐 컬렉션을 검색!
오믈렛 브런치.
풍차의 마을로 향하기 전에 암스테르담 중앙역 앞쪽에 운하 다리를 건너가면 아주 좁은 골목들이 있고 그곳에서는 작은 맛집들이 여기저기 들어서 있다. 내가 브런치를 먹게 된 곳은 오믈 레그(Omelegg)라는 곳이다. 사실 난 오믈렛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 느끼한 그 맛과 질감. 그리고 밍밍한 그 묘 한느 낌이 날 오믈렛으로 이끌지 못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런 오믈렛이라면 맛있게 먹어주겠어!'라는 생각을 들게 해 주었다. 맛있었다. 빵과 어우러져 나온 오믈렛은 금방 내 입으로 사라져 버렸다. 와우!
정신없이 먹다 보니 주변에 한국인들이 3 테이블이나 있는 걸 보고 '아 여기 왠지 파워 블로그에게 노출되었구나!'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20분에서 40분 정도 기다릴 생각으로 이곳을 찾아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건 사람들이 꽤 빨리 음식을 먹고 나간다는 것이다. 회전율이 빠르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이 조금 기다리고 있어도 금방 자리가 날 것이니 조금만 기다려서 맛있는 오믈렛을 맛보길 바란다.
+오믈 레그. Omelegg.
Address: Nieuwebrugsteeg 24, 1012 AC Amsterdam, 네덜란드
사실 난 네덜란드에 가기 전 분명 이런 생각을 했다.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네덜란드를 가게 되면 대마초와 홍등가 그리고 풍차 이 3가지를 떠올렸다. 하지만 네덜란드에 도착해보니 풍차는 이제 네덜란드에서도 쉽게 보기 힘든 것 중에 하나였다.
다시 생각해 보니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너네 전쟁 중이지?라고 말하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을 듯하다. 여전히 낙농업이 강한 나라이지만 풍차는 이제 관광상품으로 보여 주는 형태의 산물이 되어 가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방앗간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될 듯한다.
자 이쯤에서 풍차는 어떻게 이용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은가? 낙농업이 강하니까 우리나라의 물레방앗간 정도로 생각하고 쌀을 타작하거나 등등의 일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였는데. 알 보고니 좀 의아했다. 잔센 스칸스의 풍차들은 염료를 만드는 데에 쓰였다고 한다. 역시 남다른 색감이 오래전부터 전해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잔센 스칸스는 암스테르담 북부에 위치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의정부 느낌 정도랄까? 잔센 스칸스 역에서 내려서 10분에서 15분 정도 걸으면 풍차 마을에 도착할 수 있다. 기차역에서 나오자마자 좌측에 친절하게 관광객을 맞이 하는 인포메인션 지도를 만날 수 있다. 잔센 스칸스의 풍차마을에 도착하기 전까지 작은 마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아담한 집들과 작은 가게들. 외국의 시골 느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다고나 할까? 유의할 점은 중간에 어마어마한 초콜릿 공장이 있어 그 냄새가 가득하다. 배고픈 사람들은 침이 질질 흐를 수 있으니 조심하도록!!!
마을에 도착하기전 거대한 풍차 하나가 자 이제 부터 풍차의 마을 입니다. 라고 암시하고 있다.
풍차 마을을 가능 다리에서 촬영한 사진. 우측으로 시작해서 좌측으로 쭉 이어지는 길로 풍차마을을 둘러보는 코스다.
풍차가 엄청 많을 줄 알았는데 별로 없네?라는 생각이 앞섰다. 생각보다 크지 않은가?라는 생각도...
그러나 풍차 마을에 들어섰을 때 그런 저런 생각은 그냥 잊혔다. 와! 아름다운 동네다! 왜 이놈의 나라는 어딜 가든 포근한 느낌이지?라는 생각이 머리를 감쌌다. 바람 때문에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마을이 바람을 잘 감싸 주며 포근한 느낌을 주었다. 우선 본격적으로 풍차가 나타나기 전까지 작은 상점과 소품집들이 늘어서 있었다. 관광지답게 이런저런 기념품 샵도 있고 치즈를 파는 곳도 있다.
이 곳 치즈 샵에서 산 숙성 치즈는 진짜 인생 치즈 맛이었다. 나중에 숙소에 돌아가서 맥주와 치즈. 이름 하여 매치! 정말 맛있었다.
마을의 집들은 적벽돌과 진한 녹색의 나무 외벽, 붉은색 지붕과 하얀색 에지들이 잘 어우러져 무척 멋스러웠다. 넓게 펼쳐진 목장, 논과 밭이 그 그림을 더 풍요롭게 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주인공! 풍차가 저 멀리 나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돈키호테처럼 창을 들고 풍차를 향해 말을 내달려 돌진해야 하나?라는 생각도 잠시 들었지만 참았다.
풍차의 실내는 어떤 모습일까?
풍차 내부 경험할 수 있는 곳들이 몇 군데이었다. 나는 첫 번째 큰 풍차의 내부로 향했다. 입장료가 있었지만 그리 비싸지는 않다.
내부에 들어서니 우리나라 방앗간이랑 매우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풍차의 날개 힘을 받아 거다란 돌이 돌아가며 바닥에 있는 염료를 빻고 있었다. 소를 이용해서 동그랗게 계속 돌리는 형태를 생각하면 빠르겠다.
물레방아랑 다른 점은 2층이 있다는 것이다. 매우 가파른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해서 몸이 불편하면 조금 위험할 수도 있다. 거의 70도 이상의 각도로 가파르게 세워져 있다. 생각보다 꽤 높은 위치에 2층이 존재하고 2층을 올라가면 외부로 나가 볼 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원래 풍차에서는 이 부분이 없었을 텐데 관광용으로 가상 바닥을 만들어 놓은 것 같다. 나무 바닥으로 되어 있어 조금 무섭다. 삐걱삐걱 소리도 나고... 고소 공포증이 있는 분들은 조금 심호흡이 필요하다. 밑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무서우니까 ^^.
이곳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찍는 곳이기도 하다. 마을 전경이 다 보이니 말이다. 그리고 돌아가는 풍차 날깨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것도 묘미!
풍차 마을은 전세계 사람들이 모두 관광으로 오는 곳이다. 유럽인 부터 동양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관광하고 있다.
풍차 마을이라서 그럴까? 바람이 은근히 세게 불었다. 네덜란드 여행 중 가장 날씨가 좋았던 이날에도 이곳은 바람이 많았다. 이 동네가 바람이 많이 부는 동네라서 풍차가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꾸불꾸불 나 있는 길을 쭈욱 걷다 보면 마지막처럼 보이는 풍차가 보이고 그곳에서 사람들은 기념 촬영을 하고 다시 왔던 길을 돌아 나오는 것이 풍차 마을 코스이다. 산이 많지 않은 네덜란드라 그런지 어디 가든 개방감이 좋다. 시원한 풍경을 어디서든 볼 수 있고 물론 자전거 타기에도 딱 좋다. 이 곳에서도 역시 자전거를 이용하는 사람들을 여지없이 볼 수 있었다.
풍차 마을을 한 바퀴 다 돌아볼 때 즈음에는 네덜란드 나막신을 만날 수 있다. 나무로 만들어졌지만 일본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다. 귀엽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다. 그 모양은 우리나라의 고무신과 비슷해서 살찐 고무신 정도의 모습을 하고 있다. 실제로 신어 보았는데 음... 무겁다. 편하게 신을 수 있는 신발은 아니었다. 다만, 나무로 만들어져서 내구성이 좋고 쉽게 젖지 않아서 좋은 점이 있으리라. 낙농을 많이 했던 과거에 분명 습한 곳을 다닐 때 좋은 신발이 아이 었을까 생각도 든다. 알록달록한 색과 다양한 그래픽으로 꾸며져 있는 네덜란드 나막신. 직접 신고 다니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기념품으로 하나쯤 갖고 싶은 아이템이었다.
이곳에서도 미피를 만날 수 있었다. 반가워 미피야~~
나막신을 구경하면 잔센 스칸스의 여정은 끝이 난다. 사진으로만 보던 풍차를 실제로 보고 또 느껴보고 그 풍차의 용도를 알게 되니 네덜란드와 더 친해진 느낌이다. 우리나라의 시골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 더욱 반가웠던 곳 잔센 스칸스. 넓은 평야와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특히 염료를 만들던 풍차. 그 덕분인지 나막신을 비롯해 네덜란드의 많은 부분에 색감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고맙다 풍차야~ 너 때문에 아름다운 색을 보게 되었어!!~
잔센스칸스 가는 길에 있는 코코아 공장 앞에서
Hotel Droog.
호텔 드룩은 카페와 작품 콜렉트 샵과 호텔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깔끔한 인테리어와 감각적인 카페 구조가 맘에 드는 곳이다. 암스테르담에 도착한 나는 이곳에서 간단한 점심 겸 저녁을 해결했다. 맥주와 맛있는 빵들이 어우러진 식단은 만족스러웠다. 넓은 주방을 연상시키는 카페 인테리어는 개방형 주방으로 인해 친밀하고 깔끔한 느낌을 주었고 분위기 또한 좋았다. 1층에는 콜렉트 샵을 운영하고 2층에 카페를 그리고 3층에 호텔을 운영하고 있으니 들러서 구경도 하고 카페 분위기도 느끼면 좋을 듯하다. 어쩃든 나는 추천한다. 특별할 것 없는 무언가가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간판과 메뉴판의 타이포 그래피도 마음에 드는 한 구석이기도 하다.
+Droog.
디자인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이를 제품으로 만들어 컬렉션으로 만들고 있는 디자인 회사. 만 다리나 덕, 뱅 앤 울룹슨, 리바이스 등의 디자인 의뢰를 받아 제작하기도 하고 200여 명의 디자이너들의 100여 작품을 모아 컬렉션 하여 선보이기도 하는 실험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회사로 암스테르담과 뉴욕에서 디자인 전시를 하고 있다. 아래 웹사이트에서 그들의 디자인을 볼 수 있다.
드룩의 작품들을 모아놓은 작품집. 10주년을 기념하여 나온책이 3년이 흘러 +3년이라고 개정해서 내 놓았다.
암스테르담 하류에 운하의 무습. 운하를 따라 올라가면 암스테르담의 유명한 홍등가가 나온다.
Mossel Gin Foodbar.
저녁을 먹기 위해 조금 늦은 시간 찾은 곳은 모슬진이라는 곳이다.
모슬진은 홍합과 술이라는 의미의 푸드 바이다. 이곳은 암스테르담 중앙역 북서쪽에 위치하고 있는 웨스터 파크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 음식점이다. 공원에 있어서 인지 한시적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곳은 차량으로 들어갈 수 없는 곳이었다. 근처에서 차량에 하차한 후 10분 정도 걸어 들어가야 만날 수 있는 비밀스러운(?) 곳이다. 아마도 절대 여행하다가는 마주칠 수 없는 곳 중에 하나이다. 작은 2층 가정집을 개조한 듯한 이 곳은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고 홍합 요리과 술 등을 파는 곳인데 양주나 고급술도 팔고 있으며 가격은 싸지 않았다. 그리고 스페셜 코스가 있는데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재료의 양에 따라 일찍 마감될 수 있으니 참고하기를 바란다. 꽤 만족스러운 분위기와 조용한 공원 내에 위치하고 있어서 운치도 좋다. 물론 내부에 들어가면 사람들이 많지만 그렇게 시끄럽지 않은 분위기다. 사람들은 맥주나 칵테일들을 마시고 홍합 요리를 대부분 먹는데 제법 분위기와 잘 맞는다. 그러고 보니 네덜란드 인들은 홍합을 꽤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홍합 요리는 대부분 맛이 있다. 그만큼 많이 애용되기에 요리법도 다양하고 맛도 잘 내는 것 같다.
+Mossel Gin
Address: Gosschalklaan 12, 1014 DC Amsterdam, 네덜란드
네덜란드의 마지막 날은 암스테르담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첫날의 암스테르담은 고흐와 하이네켄, 대표 장소를 돌아보았으니 이제 주변의 소소한 볼거리들을 찾아 보기로 한 것이다.
암스테르담 홍등가(Red Lights District)
사실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는 여정중 밤에 잠시 들렀었다.
잠시 회고하자면, 한마디로 놀라웠다. 밤에 암스테르담 사람은 다 여기 모여 있다 라고 할 만큼 사람이 많았고 골목을 줄 서서 지나가야 할 정도로 빽빽하게 모여 술을 마시며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사람들 많은 한가운데에 섹스 박물관과 홍등가가 주욱 늘어서 있다는 것이다. 마치 관광 상품처럼 대놓고 말이다. 네덜란드는 매춘이 합법이며 대마초 또한 합법이다. 홍등가가 뒷골목에 몰래 자리 잡고 이는 우리나라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길거리에는 늘씬한 미녀들이 유리방 안에서 남자들을 유혹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섹스 체험관 또한 여러 곳 크게 존재하고 있는데 이 체험관은 극장식 체험관과 자판기식(?) 체험관이 있었는데 극장식은 돈을 내고 극장식으로 실제 정사를 관람하는 곳이고 자판기식은 둥근 원형관 안에 노래방처럼 들어가서 코인을 넣으면 2분간 실제 정사를 볼 수 있는 체험관이다. 혹시 호기심이 생기면 관람해 보는 것도 괜찮겠다. 하나 생각보다 다 같이 보는 실제 정사는 꽤 무미건조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도대체 홍등가가 어디지?라고 궁금하다면 구글 맵스를 찾으면 된다. 홍등가가 영어로 뭐였더라?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홍등가는 영어로도 홍등가였다.^^ Red Lights District. 혹시 오믈 레그를 방문했었다면 그 길로 쭉 계속 돌아들어가면 홍등가가 펼쳐진다. 술과 대마초와 여자를 마음껏(?) 자유롭게 즐기실 분들은 이곳이 천국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동양인은 대부분 이렇게 대놓고 판 깔아 놓으면 잘 못 즐기는 편이다.
잊을 수 없는 감자요리 Jacketz.
다시 돌아와서 마지막 날 아침이다. 아침에 여유를 부리다가 천천히 찾아간 곳은 카페 jacketz이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서남쪽에 위치한 이 곳은 12 즈음에 가게를 오픈한다. 내가 이곳을 찾았을 때 첫 손님인 듯했고 매우 한가했다. 뭐가 맛있을까? 생각하다가 감자 요리를 주문했다. 그리고 잠시 후 난 인생 감자 요리를 만나게 된다.
'뭐지? 너무 맛있잖아!!!'
맥주와 이 감자요리는 너무 찰떡궁합이고 내 입을 분명 황홀하게 만들어 주었다. 통감자에 소스와 샐러드 등이 올려져 있는 이 감자 요리는 정말 대단했다. 숟가락으로 파 먹는 동안 계속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감자 속이 매우 부드럽고 위에 얹어진 소스는 너무나도 조화롭게 부드러웠다. 네덜란드는 대부분 음식이 입에 맞고 맛이 좋았는데 이 감자는 시푸드바에서의 홍합 스튜와 맏먹을 정도로 훌륭하다.
'추천 백만 개 누르고 싶다! '
이 감자요리는 내가 다시 네덜란드를 찾는다면 먹방 여행으로 와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하였다.
맛있는 점심을 먹었으니 맛있는 커피를 마셔야지. 5분 정도 거리에 맛있는 커피숍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바로 그곳을 향했다. 직접 로스팅하는 커피숍이다. 커피 향도 좋고 그 맛도 좋았다. 나는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커피 향과 맛이 괜찮았다. 작은 규모에 1층과 지하로 이루어진 이 곳은 테이크 아웃으로 대부분 커피를 즐기지 만 지하에는 앉아서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커피 향 그윽한 공간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도 좋겠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커피숍들이 그렇듯이 늦게까지 영업하지 않는다 오후 6시 정도면 입구에 Close 사인이 걸리니 늦은 시간에도 운영하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생각하고 찾아가면 낭패를 볼 수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그리고 서빙을 하는 언니 오빠가 엄청 세련미가 넘치니 반하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Lot Sixty One.
Address: Kinkerstraat 112, 1053 ED Amsterdam, 네덜란드
아이엠스테르담 사인은 고흐 미술관에서도 5분 정도 걸어가면 나오는 국립 미술 박물관 앞에 설치되어 있다. 암스테르담에 온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 되는 것처럼 매우 중요한 관광 코스인 이곳은 커다란 타이포 조형물로 나는 암스테르담이다 라고 쓰여 있다. 앉아서 서서 위에 올라가서 가지 각색으로 여러 관광객들이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다. 서로 위에 올라가려고 줄을 선다. 사실 나는 저 위에 올라가는 게 쉬워 보여서 도전했는데 생각보다 힘들다. 담 걸릴 뻔!!!
암스테르담 로드 트립
알버트 시장(Albert Cuyp Market)에서 위트레흐트 거리(Utrechtsestraat)를 지나 램브란트 광장(Amsterdam, Rembrandtplein)을 거쳐 암스테르담의 중심부로 이어지는 로드 트립. 한참을 걸어야 했지만 이것저것 볼거리를 즐기기에 좋은 코스이다. 마켓에는 우리나라 시장과 비슷한 종류? 의 것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눈에 띄는 것은 꽃이다. 낙농업이 발달해서 인지 어디 가나 꽃을 참 많이 파는데(슈퍼마켓에도 꽃을 판다) 이곳 시장에서도 빠지지 않는다. 위트레흐트 거리를 쭉 걷다 보면 '어? 저건 뭐지?'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을 텐데 그것은 이름하여 대마초(cannabis)들이다. 대마초를 신기해하거나 관심 있는 사람들은 뭐 너무도 반가운 소식처럼 보일 것이다. 네덜란드는 대마초가 합법이라니 경험 삼아(?) 해보시길... 그러나 절대 국내에는 반입금지이고 불법이니 조심하세요!
램브란트 광장에서는 동상 앞에서 재미있는 공연을 하는 사람을 만났는데 우스꽝 스러운 복장을 하였지만 꽤 즐거운 공연이었다.
암스테르담의 중심부 쪽에 타워로 올라가면 암스테르담의 사방을 볼 수 있는 블루 암스테르담이 있다. 지도로는 찾기 매우 힘든 곳이니 물어보고 가는 것이 더 좋다. 쇼핑몰을 통해 올라가야 하는 곳이어서 알지 못하면 갈 수 없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나라에도 경기도 쪽에 타워 형태로 만들어진 스카이 레스토랑이 있는데 그곳은 레스토랑이 천천히 돌아가도록 설계되어 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의 블루는 돌아가지는 않았다. 집들이 빼곡하게 있어서 그리고 그리 높지 않은 곳이어서 전경이라고 하기에는 그렇지만 나름 분위기가 좋다.
+블루 암스테르담
Address: Winkelcentrum Kalvertoren,, Singel 457, 1012 WP Amsterdam, 네덜란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