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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아인 Mar 01. 2024

[책] 내 일로 건너가는 법

24.2.29


#내일로건너가는법 #독서


몇 년 전, 내 또래의 친구들이 각자 저마다의 팀장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 우리는 늘 울부짖었다. 세상에 괜찮은 팀장이란 없는 걸까? 정말 이상한 사람이 팀장이 되는 건지, 팀장이 되면 이상한 사람이 되는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고 한탄하며 우리는 술잔을 기울였다. 물론 이 궁금증은 여전히 유효하기도 하고, 누구는 자기가 팀장이 되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금 이 책의 내용은 정말 반가웠다.

사실 나는 <모든 요일의 기록>, <모든 요일의 여행>이라는 책이 정말 좋았어서 김민철 ‘작가’의 이름만 보고 산 책이었다. 당연히 좋을 거야 하고. 그리고 그 예상은 옳았다. 비록 책의 내용은 전혀 내가 예상하지 못한 것이었지만.


좋은 팀장 밑에서 운 좋게 일을 배웠고 이를 바탕으로 좋은 팀장이 되기 위해 노력한 작가의 일터에서의 이야기. 예전 같았으면 아 이런 팀장님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겠지만, 지금은 아 이런 팀장이 되고 싶다, 이런 팀장이 될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해서 들었다. 이 팀장의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김민철 팀장이 부러웠다. 이런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같은 급으로 떨어질 수는 없지 않은가.
아무리 급해도 우리가 그 정도 수준으로 떨어질 수는 없다.
우리에게는 아직 좋은 선배가 될 기회가 남아 있다.



이 책의 내용 하나하나가 공감이 갔고, 한편으론 배웠다. 두리뭉실하게 있던 머릿속의 생각들이 좀 더 정리되었다. 그리고 일하고 싶어졌다. 나에게도 기회가 남아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든 요일의 기록>이라는 책이 탄생하게 된 과정에서는 눈물이 조금 났는데, 내가 글을 쓰는 이유 그리고 고민하는 이유들이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로를 받았다. <모든 요일의 기록>이라는 책에서도 위로를 받았는데, 그 과정을 담은 글에서도 위로를 받았다. 앞에서는 모든 걸 기억하지 못함에 죄책감을 가지고 나쁜 기억력을 탓하고 있던 나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런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받았고, 이렇게 허술하게 글을 쓰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고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그래도 의미가 있을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 용기를 얻었다. 보상이 주어질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어찌 됐든 꾸준히 무언가를 한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충분하다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내가 좋아하는 다른 사람을 좋아하면 기분이 좋다. 이 책에서도 내가 좋아하고 있던 일화나 좋아하는 다른 작가의 이야기가 나와 반가웠다. 이렇게 일면식도 없는 누군가와 생각이 공명되는 경험은 정말 신기한 일인 것 같다. 이렇게 또 확실하게 좋아하는 작가를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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