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9. 1
책은 4월에 샀다. 올해의 책이라는 소리에, 그리고 신형철, 은유 추천이라니! 재미 없을리가 없잖아.
그러나 기대와는 다르게 몇 번을 펼쳐보았지만 세 페이지, 두 페이지 정도만 읽고 계속 덮게 되었다. 그게 이 책이 어렵게 느껴져서인지(실제론 어렵지 않고 묘사가 세밀하여 몰입은 잘 됐다), 내가 그냥 책을 읽기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였던지는 모르겠다. 아, 책의 배경을 머릿속으로 상상해내기는 마지막까지 조금 어려웠다. 그 시절의 아일랜드가 어떤 모습인지 그려지지 않아서.
그러다가 영화화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호감있는 배우가 제작과 주연을 맡았다고 한다. 더이상 미룰수가 없었다. 그 소식을 듣고 책을 다시 읽기 시작하니 책의 주인공이 그 배우의 모습으로 그려지기 시작했다. 그런 내가 흥미로웠다.
두껍지 않은 책이었기에, 마음먹고 읽기 시작하니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 수 있었다. 다 읽고 나서 한 동안 멍하니 책의 내용을 곱씹고 곱씹었다. 책의 마지막 내용을, 주인공의 선택을, 그들이 걷고 있던 길을 계속 생각하고 생각했다. 조금 울컥 하기도 했다. 그렇게, 그렇게 살아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럼에도 펄롱은 순진한 마음으로
자기들은 어떻게든 해나가리라 기대했고
진심으로 그렇게 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