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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가다 May 22. 2018

버닝 - 삶은 미스터리인가?

헛간을 태우다, 젊음을 태우다, 메타포

남산타워의 빛이 반사되어 들어오는 해미의 방 그것은 희망 혹은 절망, 외로움일까? 

종수는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작가 지망생이다. 삶은 어려우며 버겁고 일상은 무료하다. 그에게 삶이란 알 수 없는 미스터리다. 어느 날 종수는 일을 하던 중 어릴 적 친구인 해미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종수에게 집을 맡아달라 말하고 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난다. 그녀가 돌아오던 날 여행 중 만나게 된 벤이란 남자를 종수에게 소개해주게 된다. 그는 지적이며 부유한 라이프 스타일을 사는 남자이다. 해미는 그런 종수와 벤을 만나게 해 준 연결고리이다. 그와 그녀는 벤의 친구들 모임에 같이 동행하게 된다. 그녀의 아프리카 여행기를 경청해 듣는 그들의 표정과 말투 그리고 리액션은 자본주의 사회의 약육강식의 구조속에서 약자(서민)가 권력자(자본가 혹은 기득권)에게 어떻게 굽신거리고 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지를 보여주는 작은 메타포라 생각한다. 


며칠 후 종수의 본가를 갑작스레 찾아오는 벤과 해미. 허름하지만 아담한 시골집의 마당 그리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그들은 담배(대마초)와 술을 나누어 마시고 자연스럽게 그들의 긴장이 풀리게 된다. 해미는 가족들에게 사랑받지 못하였고 거친 세상 속에서 살아왔다. 억눌린 감정과 마음의 벽, 모든 걸 내다 버리고 훌훌 털어버리고 싶었던 걸까 웃옷을 벚어던지고 자유로운 한 마리 새가 된 것 같은 그녀의 하나하나의 손과 몸동작. 술에 취해 쓰러진 그녀를 방에 옮겨 놓고 종수는 벤과 이야기를 나눈다. 비닐하우스를 태우는 취미를 가진 벤 그것은 새로운 영혼을 짓누르고 죽이는 억압을 상징하는 메타포이지 않을까. 그리고 벤에게 솔직하게 그녀에 대한 감정을 이야기하게 되는 종수. 벤의 속내는 알 수 없고 해미는 깨어났으며 그들이 집으로 떠나려 하고 종수는 그녀에게 못마땅한 그녀의 행동을 이야기하게 되고 그것이 마지막 만남이 되었다. 연락이 되지 않는 해미를 찾아 나서게 되는 종수는 그녀의 사정과 말 못 할 고통(그녀의 가족을 통해 알게 되는)을 알게 된다. 그녀가 말하는 우물은 자신의 덫이자 늪인 거 같다. 혜미의 가족은 그런 그녀의 아픈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어느 날 벤을 미행하게 되고 그 날 저녁 그의 집 앞에서 벤을 만나게 되는데 그는 종수를 자신의 집으로 초대하고 예정된 파티를 함께 보내게 된다. 그의 집에는 새로운 친구인 고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문이 열리며 고양이기 도망을 가게 되고 찾으러 나서게 되는데 종수는 그 고양이 앞에서 그를 보일( 해미의 집 고양이 이름"보일")이라 부르게 되고 그를 찾게 된다. 그렇다 그녀가 여행을 떠날 때 그녀의 집 고양이를 잠시 맡아 달라고 말하지만 그곳엔 고양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외롭고 힘든 세상 종수에게는 친구조차도 없는 것이다. 벤의 새로운 여자 그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경청해 듣는 사람들 이제 종수는 벤을 미행하지 않을 것이다. 같은 공간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 그들 사이의 거리감, 정체성과 문화적 공감대 또 한 다른 그들이다. 종수를 버리고 떠난 그의 어머니는 그에게 자식에 대한 감정은 없는 것 같다. 또 한 아버지는 분노조절장애이며 순간의 감정조절 실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그 걸 바라보는 종수는 이제 하나하나씩 그의 주변에 놓여 있는 것들을 정리해나간다. 어느 날 벤을 불러내는 종수. 알 수 없는 미래처럼  안개 낀 날씨와 무언가 일이 터질 것 같이 냉정하고 차가운 날 그는 그의 내면에 있는 억압과 분노 모든 것을 그에게 표출해낸다. 그 날 종수는 그가 알고 있던 것들을 모두 새하얗게 태워버린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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