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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가다 Jan 26. 2022

드라이브 마이카

칠성장어, 자동차, 관계, 언어, 인생의 드라이브

1. 칠성장어

 가후쿠와 오토는 화려한 경력에 성공적인 삶을 살아온 부부이다. 가후쿠와 오토의 관계(정사)가 그려지며 그녀는 글을 쓰듯이 첫사랑의 이야기를 한다. 그는(가후쿠) 정사 후 그 이야기를 그녀(오토)에게 다시 풀어낸다 그녀는 그걸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녀의 외도 가후쿠의 마음은 찢어지고 슬프지만 어떠한 표현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 부부는 딸을 잃었다 가후쿠 또 한 그녀를 잃고 싶지 않은 마음일 것이며 그렇게 그녀의 곁에 머물고 싶었을 것이다. 결국 그녀의 죄의식이 비극적 결말을 만들 것일 까?  그녀의 사랑엔 결국 행복이 보이지 않았다. 홀로 남겨진 가 후쿠는 물 흐르듯이 그저 살아갈 뿐이다. 


2. 자동차

그들 부부의 자동차는 두 사람과 함께 긴 여정을 함께해온 동반자이다. 가후쿠는 운전을 하며 그녀가 녹음해준 희곡 대본을 듣는다. 가끔은 운전을 하며 사색과 여유를 만끽하는 그만의 삶의 방식 중 하나이다. 그의 자동차는 새로운 만남과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녀(오토)가 떠나고 가후쿠는 히로시마에서 만들어지게 될 연극 연출을 맡게 되어 떠나게 된다. 새로운 전환점의 시작이다. 주최 측에서 마련해준 그의 운전기사 미사키. 처음엔 어색하고 낯설지만 가후쿠는 그녀(미사키)의 운전실력을 매우 만족해하게 된다. 어느 날 가후쿠는 그가 연출하는 작품의 배우이자 오토의 외도남 다카츠키를 태워주게 되며 그에게서 오토에게 들었던 첫사랑 이야기의 결말을 듣게 되는데 가후쿠 또 한 그 이야기의 결말을 몰랐고 그것이 오토 자신의 이야기이며 그 결론에 무척 놀라게 된다. 그리고 가후쿠와 미사키가 피우는 차 안의 담배 씬 마음속 응어리를 잠시나마 잊게 만들어주는 인상적 장면이었고 가후쿠의 삶에 변화를 불어왔으며 말하지 못한 답답함과 궁금증을 풀어준 최고의 미장센이자 자동차 씬이었다. 가후쿠 또한 그의 상처이자 흔적인 베여있던 자동차(그녀와 함께 했던 추억들) 미사키 또 한 그녀의 얼굴에 남아 있던 흉터(상처)를 털어 버릴 수 있게 만든 시퀀스의 시작이라고 느꼈다.


3. 관계

가후쿠의 감정을 이해하기도 받아들이기도 어렵다. 가후쿠와 오토의 관계는 정상적인 것인가? 그(가후쿠)는 자신의 위치에(직업, 남편으로써) 서서 그가 해야 할 일을 할 뿐이고 그저 그렇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사랑이란 이름하에 묵묵히 지켜보고 바라보는 관계였을 거라 생각이 든다. 서로를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 필요하였을 것이고 뒤늦은 후회와 깨달음 결국 엎질러진 물이었다. 과거와 현재의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들 같은 슬픔과 추억을 공유할 뿐이며 돌이킬 수 없는 관계와 결과만이 남았다. 그들의 삶에는 변화가 찾아올 것이고 새로운 시작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4. 언어

언어란 우리의 감정과 의사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이자 교감의 도구이다. 언어(말)를 구사할 때 우리 얼굴의 표정과 제스처를 보고 듣고 느끼는 것으로도 상대의 의사나 의도를 알 수 있다. 또 한 이영화의 원작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여자 없는 남자들"이 원작이라고 하지만 그 안에는 영화 속 연극인 안토 체호프의 희곡인 바냐 아저씨가  있었고 이 영화가 말하려는 메시지는 여기(바냐 아저씨)에서 너무 뚜렷하게 표현된다. 소냐(유나)의 언어는 수화이다. 손짓과 몸짓으로 그녀가 말하고 표현하는 모습 속에서 진정성이 느껴진다. 영화 속의 연극이 아닌 진정 소냐(유나)가 바냐(가후쿠)를 위로하고 상처를 치유하는 과정이며 가슴에 와닿는 장면이었다. 


우린 살아야 해요

길고도 긴 낮과 밤들을 끝까지 살아가요.

긴긴밤을 지나 그리고 삶의 마지막이 오면 겸허히 받아들이고 저 세상에 가서 못다 한 대화를 나누어요.


바냐를 안아주는 소냐 따뜻한 등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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