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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길을가다 Jan 02. 2023

본즈 앤 올

고야의 사투르누스, 피와 뼈, 광기의 삶

아버지를 먹고 최고의 짜릿함을 맛보았다는 리(티모시). 그는 끊을 수 없는 본능으로 자신만의 세계와 자아를 성찰하는 중이다. 잠시만이라도 후회 없는 삶을 누구나 다 살고 싶을 것이다. 그는(리) 우울하고 힘든 여정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고야의 작품 속 사투르누스는 자식을 잡아먹는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시간의 신인 사투르누스는 아버지를 낫으로 찔러 죽인 뒤 왕이 되었다. 자신이 낳은 자식들이 자신의 왕위를 뺏을 거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들을 하나하나씩 잡아먹어버렸다. 두려움과 공포 때문이었을까? 잃고 싶지 않은 지위(사회적 혹은 개인적) 때문이었을까? 영화 속 주인공은 우울하고 괴로운 삶의 여정을 지내고 있다. 리도 멈추고 싶지만 인간 자체의 광기와 약육강식의 삶 속에서 누군가의 인생을 송두리 뺏어 버리는 본능에 충실한 인생이다. 

매런(테일러 러셀)은 엄마를 찾아 떠나게 되며 그 속에서 리를 만나 사랑을 꽃피운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것도 잠시. 그들 앞에 나타난 거대 포식자 설리(마크 라이런스) 앞에서 둘의 삶은 찢겨 나가게 되지만 말이다. 우리는 죽음 앞에서 정말 사랑하는 누군가를 위해 모든 것을 내어준다. 리 또한 죽음 앞에서 그의 모든 것을(피와 뼈) 내어 주게 된다. 그리고 그 괴로움 속에서 매런은 본능과 광기에 충실하며 괴롭고 힘든 삶이지만 그렇게 살아 나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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