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살이 되자 부모님이 걱정하기 시작했다.
시집은 언제 가려고 그러니? 얼른 좋은 짝을 찾아야 할 텐데…
32살이 되자 뭐라도 해야 하지 않나 싶어 소개팅을 거절하지 않고 다 받았다.
이제 결혼 생각을 하고 만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더 사람 만나기가 힘들었다.
심지어 부모님이 주선한 소개팅도 나가 보았는데, 내가 가장 후회하는 소개팅이었다.
친구가 이제 좋은 사람들은 이미 짝을 만나서 소개팅에 안 나온다고 했다.
내가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가 싶으면서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람을 만날 게 아니라면 연애도 결혼도 다 의미가 없지 않나 싶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 만나기가 힘들다는 푸념을 하면서 조금씩은 포기하는 마음이 생겼다.
소개팅을 통해 나에게 호감을 표시했던 몇 명의 남자와 애프터, 삼프터까지 가는 일도 있었지만 연애를 시작할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연애감정이 생기지가 않아서다.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주선해 준 소개이니 만큼 탄탄한 직업, 괜찮은 성격이 보장됐지만 연애감정은 내 의지로 어떻게 할 수가 없는 몸의 반응이었다. 설레지 않고 가슴이 뛰지 않는데 연애를 시작할 순 없었다.
외로운 32살이 그렇게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