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순간 세상은 당신을 초대하고 있다
당신이 꼭 좋은 사람이 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참회를 하며 무릎으로 기어 사막을 통과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당신 육체 안에 있는 그 연약한 동물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게 하라.
내게 당신의 상처에 대해 말하라.
그러면 내 상처에 대해 말하리라.
그러는 사이에도 세상은 돌아간다.
그러는 사이에도 태양과 비는 풍경을 가로질러 지나간다.
풀밭과 우거진 나무들 위로
산과 강 위로
당신이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매 순간 세상은 당신을 초대하고 있다.
-메리 올리버, <기러기>
이상하게도, 그것이 진심이어도 마음 아프고
거짓이어도 마음이 아픈 사과가 있다.
미안하다는 그 말에 원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따지고 싶기도 했다.
왜 그렇게 마음을 돌처럼 던져서 아프게 하느냐고.
그냥 국화꽃 화분을 사고 꽃이 피기를 기다렸다.
네 진심이 무엇이건, 내가 얼마나 아프건 상관없이.
계절은 흐르고 가을은 오고 세상은 우리를 초대하니까.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주고 있다.
봉오리가 맺혔으니 조만간 꽃도 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