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시간뿐
요즘 내게 가장 절실하게 느껴지는 것은, 오직 시간.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줄어든다고 느끼는 것도 시간뿐이다.
시간이 많다면,
많이 그리고, 많이 쓰고, 또 많이 떠날 텐데.
남들보다 적게 가지는 것쯤이야, 남들이 하라고 하는 것들쯤이야 조금 미루어 둔 채로.
어쩌면 내게 남아있는 시간이 짧아서라기 보다,
지금 붙잡고 있는 것들을 내려놓으면 뒤처지게 될까 봐 두려운 건지도 모르겠다.
찡그린 채, 스마트폰에 모두 코 박고 있는 지하철 2호선의 풍경.
말 그대로 killing Time이다.
어쩌면 이게 지금 내 삶의 모습인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시간을 죽이고,
나의 삶을 살고 싶다 하면서, 다른 이의 삶을 엿보는.
수많은 현자들이 이미 말하였듯, 인생이 찰나라면
하루하루 즐겁고 소중하게 보내지 않는 게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