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리고 행복
자기성장 즉, 자아실현을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과연 나(또는 그)는 어떤 사람이며, 어떤 능력, 성격, 욕구,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가?’, ‘어떤 장․단점과 강․약점을 가지고 있는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가?’ 등의 물음을 통한 자신에 대한 이해 과정은 객관적인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다. 그리고 나아가 이 과정을 통해 타인에 대한 왜곡되지 않은 관점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자신의 생각 혹은 척도 검사지를 도구 삼아 좀 더 깊이 이해하려는 노력만으로는 그 한계성이 명확하다.
10월쯤 친구와 함께 필리핀에 가서 호핑투어를 하고 왔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나는 물을 무서워하며 스스로를 맥주병이라고 말하고 다녔고, 마치 정말 그런 것처럼 물을 피하고 살아왔었는데 지난 여행에서 호핑투어를 하려고 구명조끼를 믿고 친구와 함께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렇게 조금씩 바다에 적응해나가고 있을 때 친구가 괜찮을거라며 강제로 내 구명조끼를 벗겨버렸는데 무척 당황했지만 황당하게도 살아남고자 발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더니 몸이 여전히 구명조끼를 입고 있던 때와 마찬가지로 물에 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위의 경험에서 내가 확인할 수 있던 것은 무엇이었느냐하면 최소한 자신의 능력에 대한 것에서만큼은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객관적인 판단이란 있을 수 없으며 결국 자신의 능력에 대한 판단은 생각을 넘어서서 그것을 직접 검증해보는 단계를 거치지 않고서는 객관적이라고 이야기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성장은 새가 세상에 나오기 위해 알을 부수고 그 안에서 기어나와야하는 것과 같이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리고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점이라고 생각했던 그 세계를 넘어서는 순간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으며 새로운 것에 대해 알게 되는 것은 확장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은 살아 숨쉬고 있는 동안에 끊임없이 성장과 확장을 경험하며 이것이 멈추는 순간 위기를 느낀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온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한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
- 헤르만 헤세 '데미안' 중에서 -
나는 인간의 성장은 마치 가재와 같다고 생각한다. 가재는 이론적으로는 물리적인 위기만 없다면 불로불사할 수 있는 생물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가재는 일정이상 성장을 하면 겉의 딱딱한 껍질을 벗어내고 새로운 껍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때 내장까지 새롭게 다시 만들어진다고 한다. 그리고 껍질이 다시 만들어지는 그 시기는 몸을 지켜주던 단단한 껍질이 사라진 순간이기 때문에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진 가재로서는 굉장한 스트레스 상황일 것이다. 그러나 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그 과정이며 그 과정을 거치면 보다 더 성장하여 새롭게 태어난 '나' 자신을 만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