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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개미 Jan 17. 2024

슈필라움 나만의 공간

미래의 나

2016년부터 2024년 지금까지 가슴이 꽉 막힌 느낌을 갖고 살아온 지 오래다.

나름 회사 다니면서 작가의 꿈을 붙잡고 잘 살고 있다 생각하다가도

회사에서 들은 누군가의 '말'이

누군가의 '눈빛'이

누군가의 '행동'이

날카롭게 심장을 찢고 하루를 쥐어 삼킨다. 그런 현상들로 에너지가 고갈이 되어

뭔가를 할 힘이 사라진다. 이런이런 새해에 의미를 많이 뒀었는데... 벌써부터 이러다니.


한 회사에서 5년 이상 다니면서 여러 가지 생각이 왔다 갔다 한다. 

어떤 날은 좋았다가. 어떤 날은 사라지고 싶다. 


정리가 안 된 폴더들도 나를 힘겹게 하고,

더러워진 바탕화면도 더 이상 휴지통에 쑤셔 넣기도 귀찮고

혹여나 중요한 것이 휴지통에 들어가 '휴지통 비우기'를 하면 영영 사라질까 '휴지통 비우기'도 못한다. 

온라인은 너무 공개적인 공간이지만 그래도 슈필라움 (독일어: 나만의 숨을 수 있는 공간)을 다시금 만들고 싶어서 브런치에 들어왔다. 


다들 공감하실는지요? 오래도 아니지만 한 회사에서 일하면서, 기대도 많이 했고

실망도 했으며, 내 일도 아닌 것을 나서서 하다가 내 일이 되어 중간에 껴서 모든 질책을 받는 느낌 아시나요?


사람들은 참 나빠요. 앞에선 아무렇지 않은데, 뒤에선 많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아요. 물론 아무도 말해주지 않지만 그놈의 그 주변 사람을 의 변한 말투와 눈빛과 행동이 어떤 상황으로 돌아가고 있는지 보여요. 


여보세요? 저 여기 있어요. 눈 뜨고 공기의 흐름을 다 읽고 있어요.


최근에 학원 선생님과 면담을 했다. 그분은 나에게 이런 말을 해주셨아요.


"사람들에겐 각자만의 슈필라움이 필요해요. 일상에 어떤 일이 있더라도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고, 미래의 나를 믿어요. 그러면 지금 나에게 못되게 하는 사람들을 신경 안 쓸 수 있어요. 그 누구보다 멋진 미래의 나가 있고 그들보다 더 멋질 텐데 그 생각만 하세요."


*슈필라움: 타인에게 방해받지 않고 휴식을 취하고 여유를 가질 수 있는 나만의 놀이 공간을 뜻하는 말로, 독일어 '놀이(슈필·spiel)'와 '공간(라움·raum)'을 합쳐 만든 말이다.


요즘 보는 드라마가 있다 <무인도의 디바>7화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나도 내가 허벌라게 부럽당게! 나는 말이여. 오늘 먼 훗날의 나를 봤으야. 내가 봐도 부러워, 아주 그냥 겁나게 근사해. 인자 나는 그날을 향해서 악세레따를 확 밟아부를 것이여."


20대 땐 꿈을 찾아가고 밝은 느낌의 '청춘 드라마'를 좋아했다. 서른 살이 되고는 사람에 치여서 그런지 그런 류의 드라마를 시답지 않다고 여겨하고 유치해했다. 근데 우리 삶이 힘들 땐 이렇게 희망차고, 유치하지만 꿈을 꾸는 드라마가 필요한 것 같다.


나도 내 미래가 너무 기대돼. 어서 빨리 만나고 싶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현실 속에서 미래의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천천히 믿고 계속 나아가볼 것이다. 


(P.S 힘내고 싶어서 오랜만에 글을 씁니다. 나도 가치가 있음 사람이란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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