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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희재 May 10. 2016

단풍국에서 광고하기

주니어 아트 디렉터의 광고 이해하기

*주니어 크리에이티브는 장비도 돈도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위 같은 사진을 찍을 수도 575달러나 주고 살 수도 없어 게티이미지 워터마크가 찍힌 채로 쓰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식일 것 같습니다.




캐나다의 광고 시장과 큰 틀은 미국과 유럽의 광고시장을 거의 빼다 박아 놓았을 정도로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캐나다는 대부분의 물건들이 수입 품목이고 미국과 같은 언어를 쓰며 나름 비슷한 문화(라고 얘기하지만 캐나다 시민 모두가 미국과는 개별적이고 독립적이라고 단풍부심을 가지고 삽니다)와 생활양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죠. 캐나다의 팝 문화는 미국과 거의 99.9프로 비슷한 편입니다. 그래서 팝 문화만 보면 별반 다른 점이 없기 때문에 광고 시장도 비슷할 수밖에 없죠. 


그래도 요즘은 저스틴 트뤼도 수상과 뜨또 덕분에 캐나다의 팝컬쳐가 예전보단 좀 더 주목받게 되었지만요. 


흔한_단풍국의_수상.jpg


미국과 캐나다의 광고 회사 구조는 유럽에서 온 것이라고 많이들 얘기하는데요, 요즘은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산업이 변화무쌍해져서 회사마다 구조와 문화가 조금씩 다른 곳도 많습니다. 광고 회사들도 살아남기 위해선 디지털/소셜 시대에 발맞춰 달라져야 하기 때문에 digital, retail space, social media marketing 등등 틈새시장을 노리는 회사들도 많아졌죠. 하지만 제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와 같은 tranditional advertising 회사라면 대부분 비슷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Traditional Advertising은 기존에 존재하던 광고 회사들을 말합니다. 광고주의 광고 캠페인을 예산에 맞춰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TV, 라디오, 지면, 옥외 광고 등 여러 가지 플랫폼을 이용해 제작하는 일을 하죠. 트레디셔널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구식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캠페인 형식으로 플랫폼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는 회사를 트레디셔널, 혹은 "모든 것을 서비스"하는 "full service agency"로 부릅니다.

 

광고 카테고리보다 햄버거가 눈에 먼저 띄는 건 함정


Rethink (저희 회사 이름은 참고로 캐나다에 있는 유방암 관련 단체와 같은 이름이라 제가 유방암 포스터를 만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가 웹사이트에 올려놓은 광고만 해도 아홉 가지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는데, 이것도 광고를 직업으로 삼지 않는 이상 유난스럽다고 생각할 것 같아 줄여놓은 거겠죠. 일반인이나 광고주들한텐 정말 쓸데없이 길어 보이는 리스트니깐요. 하지만 칸이나 원쇼, 클리오 광고제에 출품하려는 광고만 봐도 서른 가지 이상의 카테고리들이 있습니다. 티브이, 라디오, 자선단체, 브랜딩, 옥외광고 이외에도 매년 새로운 카테고리들이 특히 디지털과 소셜 및 스턴트와 관련해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있는데, 그만큼 광고 회사들이 다각적으로 광고주의 니즈에 부합하고 트렌드에도 알맞은 광고 캠페인을 만들려 노력한다는 거겠죠. 


상이 이렇게 많은데 나도 하나만...


풀서비스 광고회사라면 위에 카테고리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고, 이 리스트에 들어가지 못한 다른 광고들도 많이 합니다. 디지털 에이전시가 웹사이트와 어플 관련 아이디어만 낸다고 하면, 풀서비스 에이전시는 어플과 웹사이트가 전체 캠페인의 브랜딩 부분만 차지한다고 보면 됩니다. 더 큰 돈이 오고 가겠죠!


이런 북미 광고 회사들이 한국 광고대행사와 구조에서 다른 점은 조금 더 독립적이라는 것에서 오는 거 같습니다. 한국의 광고대행사들이 대기업 계열사로 시작한다면 북미 광고 회사는 주로 인디펜던트 한 자회사들에서 시작해 더 큰 광고 회사가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경우가 많고 그렇기 때문에 회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합니다. 누구나 광고 회사를 새롭게 차려 성공할 수 있지만, 잘 나가던 회사도 10년 이상 도맡아 광고하던 큰 광고주를 실수로 잃고 망하기도 하죠. 실수를 처리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애초에 계약을 하는 이유가 서로의 상업적 이익을 위한 거니깐요. 물론 소규모 광고주들은 지인으로 연결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줄다리기의 연속입니다. 이래저래 크리에이티브들의 다리가 후들거리는 현실이죠. 한편으론 그런 현실 덕분에 광고계가 전반적으로 상당히 트렌디하고 매너리즘이 적은 편이라 능력이 우선시 되는 업계입니다. 


참신한 아이디어 어디 없니?


그렇기 때문에 캐나다에서도 광고업계에는 야근과 주말출근이 존재합니다... 광고인이라면 벗어날 수 없는 야근의 굴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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