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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해문방구 Jan 13. 2023

놀이 친구와 배움 친구

[태도] 틀려도 괜찮아, 모두에게 배웠어!

학급이 이룰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는?

다해문방구_알음다운 가치 카드(협력)


 교실은 어린이들의 공간입니다. 그곳에는 어린이들이 서로 도우며 배우는 모습을 알아봐 주며 어린이와 어린이 사이를 조율하는 어른, 교사가 함께 있습니다. 1년 동안 어린이들과 교사 사이에는 ‘우리 반’이라는 특별한 관계의 연결이 일어납니다. 배움을 위해 보호된 1년이라는 시간, 그 사계절동안 어린이들은  이곳에서 다채로운 경험을 소복이 쌓아갑니다. 별 이유 없이 서로 낄낄 깔깔 웃음을 터뜨리기도 하고, 고민에 빠졌다가 다시 작은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어제 했던 실수를 오늘 또 반복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어느 날, 눈물을 쏟으며 진솔한 사과를 하기도 합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열고 용서를 하기도 하고 따스한 진심에 감동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네모난 교실은 서로 다른 어린이들이 동그랗게 모여 함께 도우며 배우는 성장의 공간, ‘학급’이 됩니다.  


‘학급’은 배움과 성장이라는 공동의 초점을 갖습니다. 그런데 한 학급이 진실로 배움이 샘솟는 공간이 되려면 어린이와 어린이 사이에 협력의 관계가 맺어져야 합니다. 학급이 이룰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협력관계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바로 어린이와 어린이가 서로에게 놀이 친구이면서 동시에 배움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어린이가 배움에 집중할 때, 어린이는 학생이라는 학습자가 되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움 친구가 됩니다.


배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요? '틀려도 괜찮아'와 '모두에게 배웠어.'라는 두 가지 태도를 지닌 학생입니다. 학생이 배움에 활짝 열린 상태가 되면 '모르는 것은 모른다, 아는 것은 안다'라고 진솔하게 말할 수 있게 됩니다. 수업의 장면에서 학생들의 배움의 상태는 계속 변합니다. 모르는 상태에서 알 듯 말 듯 하다가 아는 상태로, 아는 것 같았는데 다 아는 게 아니라 모르는 게 있었네로, 아하! 이제 온전히 알겠네!로, 학생들은 모두 배움의 과정 중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학생이 어디까지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두려움 없이 표현할 수 있을 때, 교사는 학생이 어떤 배움 상태에 있는지 학생의 현 위치를 좀 더 명료하게 알아볼 수 있게 되고, 필요한 다음 디딤돌을 놓아줄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먼저 학급이 무엇을 모르는지와 어디까지 아는지 진솔하게 표현할 수 있는 안전한 배움 공간이 되어야 합니다. 모르는 것에 대해 비난받지 않고 아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 충분히 허용될 때, 학생들은 자신의 배움의 상태를 두려움 없이 표현하며 모름에서 앎으로, 부분을 알거나 잘못 앎에서 넓게 앎과 깊게 앎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다.
-크리스 메리코글리아노-

배움 친구가 되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태도 '틀려도 괜찮아'는 두려움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두려움과 배움은 함께 춤출 수 없습니다.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실수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내가 한 말과 행동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것에 대한 두려움, 이 모든 것이 배움을 가로막는 두려움입니다. 어린이에게 학급은 배우기에 괜찮은 곳이 되어야 합니다.

"틀려도 괜찮아요, 시도해 보세요. 틀리면 우리가 함께 해결하면 되죠"


그림책 틀려도 괜찮아를 함께 읽으면서 다양한 배움의 상태를 안전하게 공감받을 수 있는 말 “괜찮아."라는 말씨를 학급 안에 심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발표 상황, 학습 상황, 도전 상황에서 두려움을 마주하는 학생에게 "괜찮아."라는 교사의 언어는 두려움을 씻어내는 물이 됩니다.


몰라도 괜찮아.
무엇을 모르는지 알아야
무엇을 배워야 할지 알 수 있어.
모른다는 현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배움의 시작이야.


실수해도 괜찮아.

실수는 배움을 위한 디딤돌이야.

모르는 것에서 아는 것으로 나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야.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배운 것을 몇 번 해 봤지?

오늘 처음 하거나 겨우 몇 번을 해본 거야.

아직 잘했는지 못했는지 평가할 만큼

충분한 경험이 쌓이지 않았는걸.

그러니 우리 충분히 반복해서 함께 연습해 보자.


 교사의 안내로 시작된 '괜찮아'라는 말씨가 학생들의 입말에 내려앉아 싹을 틔우면 학급은 정서적으로 배우기에 안전한 공감의 공동체가 됩니다. "괜찮아."라는 말로 다양한 배움의 상태를 안전하게 공감받을 때, 어린이들은 자신의 모름과 앎을 두려움 없이 진솔하게 표현하며 배움의 여정에 마음을 열고 학습자가 되어 갑니다.


어린이들이 배움 친구라는 학습자가 되는 것은 늘 교사의 지속적 안내를 필요로 합니다. 쉬는 시간이면 언제나 어린이들은 놀이 친구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수업이 시작되면 배움 친구로 돌아오는 데 저마다의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 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간혹 있습니다. 그럴 때 할 수 있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금 놀이 친구인가요? 배움 친구인가요?”

수업과 무관한 대화가 수업을 방해할 정도로 소음으로 느껴질 때, 단호하지만 명령어나 비난의 느낌을 조금은 덜어내고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지금 놀이 친구인가요, 배움 친구인가요?(교사 자신도 호흡을 가다듬고 학생들이 알아차릴 시간을 잠시 준 후, 단호함과 다정한 그 적정한 사이에서 선택하여) 배움 친구가 되어주세요."라고 말하면 학생은 자신의 태도에 대해서 알아차릴 기회를 얻게 됩니다. 잠시 멈추는 것입니다. 수업이라는 공동대화 상황에서 주의가 벗어나 주변 친구들과 충동적으로 말을 하다가 '아하, 우리 놀이 친구였구나!' 하고 마음속 잠깐만 버튼이 눌러지는 것입니다. '잠깐잠깐, 내가 정말 말을 하고 싶어서 말을 하는 것인가?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흘러나오는 대로 반응하고 있는 걸까? 그래 우리 배움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었지. 수업에 관련된 말을 해야겠다.'라고 알아차리며 학생들은 놀이 친구에서 다시 배움 친구가 되어 공동대화로 돌아옵니다.


"잘 모르겠으면 배움 산책을 다녀와도 좋아요."


배움 친구가 되는 두 번째 태도는 '모두에게 배웠어'입니다. 학급 안에서 학생들마다 배우는 속도와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서로의 배우는 모습, 시도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모두에게 배움이 됩니다. 그림책 모두에게 배웠어를 함께 읽으면 자연스럽게 '모두에게 배웠어!'라는 성장의 태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생깁니다. 이후에 수업 상황에서 학생이 혼자 하기 어려운 활동이 있을 때 교사가 먼저 나서서 직접 다시 설명해 주고 도울 수도 있지만, 어떤 학생에게는 친구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자세히 보는 정도의 도움으로도 '아하! 이렇게 하면 되는구나.'하고 배울 수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런 학생에게는 "잘 모르겠으면 배움 산책을 다녀와도 좋아요."라는 말로 교실 산책을 하게 합니다. 친구들의 어떻게 활동하는지 '자세히 봄'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모두에게 배워야지!'라는 마음을 먹은 학생에게는 모두가 배움 친구가 됩니다.


배움 산책을 할 때 몇 가지 안내 사항을 주면 학생들이 자신의 활동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갖고 있는 거부감은 덜어주고 긍정적 상호작용은 북돋울 수 있습니다. 먼저 배움 산책을 하는 학생은 교실을 산책하면서 도움이 되는 점, 새로운 점 등을 발견할 때 해당 학생에게 '감탄하기, 인정하기(칭찬하기), 감사하기'의 말을 하도록 안내합니다. ‘우와!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 새롭다. 아하! 덕분에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어. 고마워.' 그리고 학습 활동이 모두 끝난 후 소감을 나눌 때, 배움 산책을 하면서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나눔의 기회를 줍니다. '알음이가 저에게 배움 친구가 되었어요. 알음이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너무 많이 담으려고 하는 것보다 한 가지라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게 더 인상적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생각을 정리하게 되었어요'처럼 배움 산책을 통해 배운 점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서로의 차이점이 어떻게 배움에 기여하게 되는지 느끼게 하며 배움 친구 역할을 한 친구에게는 자신의 강점이나 특징을 친구들을 통해 재발견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교사에게도 학생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는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이렇게 학생들이 배움과 성장을 위해서 힘을 함께 사용하는 협력적 관계, 배움 친구가 되면 교실은 더 이상 네모난 물리적 공간이 아닌 배움이 살아 숨 쉬며 생동하는 정서적 공간이 됩니다. 이것이 바로 학급이 이룰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관계, 공감의 교실입니다.



<놀이 친구와 배움 친구>라는 말의 분류를 통한 관점과 태도 조율

[관점] 학교에서 서로 도우며 배우는 관계가 진정한 친구이다.
[태도] 틀려도 괜찮아_ 몰라도 괜찮아. 실수해도 괜찮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아. 틀리면 우리가 함께 해결하면 .  

모두에게 배웠어_ 서로 도우며 배웁니다. 수업  마음 놓침을 알아차리다시 배움 활동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배움 친구가 되어 수업이라는 공동 대화를 함께 만들어 갑니다.

[어린이 ]  틀려도 괜찮아, 모두에게 배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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