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이 가난한 밤이야
나는 행복을 바란 적이 없다.
가지고 있던 것을 가져봐야 없어질때에 더 집착하고바라듯이 살면서 행복을 느껴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행복하게 살기를 원할까.
그저 내가 한 선택이 나를 더 나은 환경으로 데려가길 바랬는데 내 예상은 항상 빗나갔고 그 끝은 불행이니 내가 나를 더 싫어하게 만들 이유만 하나 더 늘어나는 셈이다.
작년 말 쯤 대형서점에 들렀을 때 서점에서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어떤 이벤트인가 봤더니 질문에 답을 적고 그 답변지를 추첨통에 넣으면 되는 간단한 이벤트였다.
질문은 이랬다.
올해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나는 종이와 펜을 들고 한 해동안 언제가 행복했을까 생각해봤지만 답이 떠오르지 않아 곧 답변 적기를 포기 하고 돌아섰다.
그리고 나는 우울해졌다.
행복.
행복했던 순간?
제일 기뻤던 순간도 제일 행복했던 순간도 내 인생에는 없다.
제일 불행했던 순간 제일 슬펐던 날 기억나는 상처들을 말하라면 밤을 지새울 수 있지만 제일 행복했던 날들은 모르겠다.
그렇다. 나는 행복을 모른다.
다만 나는 나를 위해 참지 않고 단호했던 그 선택들이 나를 더 불행하게 만들 뿐이었다.
스스로를 불행하게 만들고자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왜 항상 내가 한 선택들은 나를 더 비참하고 비겁하고 초라하게 만드는 것일까
요즘은 작은 행운도 나에겐 허락되지 않는 것 같은 날들의 연속이다.
너한테 행운은 없어.
너에게 행복한 순간은 허용되지 않아.
너의 선택은 늘 너를 불행하게 만들 뿐이야.
눈치 없기는.
인생이 내게 이렇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그럴때면 나는 더 이기고 싶은게 아니라 그냥 순응 해버리고만다.
나는 역시 운이 없는 사람인가보다 라고
그리고 그런 나를 위해 울어주는 것도 결국은 나뿐이다.
다정한 내 눈물.
스스로에 대한 이런 연민이 나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일까?
그런데 내가 나를 가여이 여기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 누가 울어주겠는가.
나는 지금도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
책속에서나 미디어에서는 행복은 어차피 멀리 있지않고 내 마음가짐에 달렸고 남과 비교하지 않고 일상속 순간 순간 충실히 산다면 그게 행복이라고 하는데 그런건 모르겠고 나는 내 선택이 한 번이라도 틀리지않기를 바랄 뿐이다.
그거면 나는 또 힘내어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렇게 생각하면 어디서 비웃음 소리가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
나도 안다.
나는 내내 불행하겠지.
그게 내 인생이니까.
그게 나니까
순간의 선택이 또 나를 불행하게 만들어 오늘도 다정히 울고 나서 글을 써본다.
ps. 고양이들은 집사가 꺼이꺼이 우는데도 사료를 오독오독 씹어 먹고 있었다.
무심함이 매력인 아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