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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ji Jun 18. 2020

김 앵커는 그날도 진상이었다

편집자 한라봉의 시선- <책읽아웃> 팟캐 녹음 후기

<오은의 옹기종기>에서 출연 제안 메일을 받던 날, 할라봉은 기쁨의 환호성을 질렀다. 장안의 화제 <책읽아웃>?! 이런 경사가! 하지만 동시에 걱정도 앞섰으니, 좌충우돌 김 앵커가 헛소리를 하지나 않을지.. 
과연 김 앵커에게 소식을 전하니 자기도 종종 듣는다며, ‘옹기종기’ 4행시 지으라고 하지 않느냐며 4행시 짓기 예습(?) 카톡을 보내왔다.

...

 ‘옹’달샘이 있는데
‘기’픈 산속에
‘종’나
‘기’퍼

(...)


그 어떤 난해한 원고보다도 피드백을 주기 어려운 카톡.
어느덧 녹화 날이 왔고 할라봉은 방청석에 앉아 양손으로 엑스자를 그어 보이는 연습을 하고 있었다. 녹음 중 삑사리가 나면 김앵커에게 ‘고만 하라’는 신호를 보내려는 것. 


스튜디오는 생각보다 좁아서 자리를 정돈하던 중, 진행자 오은 시인이 들어왔고, 서로 인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던 와중에 김 앵커 왈.


“진행자 자리, 나랑 너무 가까운 거 아니에요?! 좀 부담되는디?!” 


앉기도 전에 나는 마음속으로 엑스자 100개를 그으며 식은땀을 흘렸다. 아니, 잘 보여도 모자랄 판에 초면에 진행자더러 부담된다고 말하는 출연자가 어딨나, 오늘도 필자가 엑스맨이다,를 외치며 수습 멘트를 고민하던 중 관대한 스태프들께서는(스페셜 떙스투 엄지혜 과장님~) ‘그렇게 생각하는 필자는 많아도 그걸 말하는 분은 처음이다’며, 웃어주셨다. 하해와 같은 아량의 오은 시인 또한 ‘제가 얼굴이 커서 더 그렇다’고 그 멘트를 받아주시기까지...


그렇게 시작된 녹음은 책 내용을 종횡무진 오가며 진행됐고, 책을 정독하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꼼꼼한 질문 앞에 할라봉은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90분 가까이 진행된 녹음 끝의 결론. <내 자리는 내가 정할게요> 속 김 앵커는 오은 시인의 표현대로 “변화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마지막에 이 책을 누구에게 가장 권하고 싶냐는 질문에 답도 기억에 남는다.

“82년생 김지영처럼 베란다에서 혼자 아이를 안고 멍하니 밖을 보는 분들이요.” 

실상 담당 편집자 입장에서는 이 책이 ‘워킹맘 존버기’로만 읽힐까봐 그 내용이 부각되는 데 부담이 있다. 하나 필자 김앵커한테는 그 독자가 가장 소중했던 모양이다. 그러니까 <내 자리는 내가 정할게요>는 ‘82년생 김지영에게 80년생 김지경이 들려주고 싶은’ 책이랄까. 엄마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고 들을 시간만 된다며 오디오북 제작 욕심 드러낸 대목에선 좀 당황했다만..(친구야, 수표 몇 장만 땡겨와, 오디오북 제작해주마.^^)  


무튼 이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애써준 <책읽아웃> 제작진들, 청산유수 진행자 오은 시인 덕에 엑스자 거수기로서 내 본분을 망각하고 녹음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나저나 녹음 전 이미 쏘맥을 말고 왔다는 김 앵커, 오은 시인과 누나, 동생, 트더니 술 약속은 잡았나 모르겠네?! 술자리는 몰라도 팟캐는 to be continued.... 


http://ch.yes24.com/Article/View/42057?Ccode=000_008_001

#팟캐한번들어봐 #내자리는내가정할게요 #책읽아웃 #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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