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한류를 통해 본 문화의 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은 전환기에 살고 있다. 무엇을 보면 전환기라는 것을 알 수 있는가. 지구 환경적으로 인간의 생활양식이 전과는 획기적으로 달라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적으로 서구문화만 일방적으로 흡수하던 것에서 한류라는 거대한 흐름이 전 세계 문화산업을 뒤흔들고 있다. 



그 말은 사람들의 의식 수준이 그 만큼 다원주의를 수용할 만큼 올라섰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한류가 이렇게 흥하게 된 것은 자본으로 우리나라에서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보급한 결과가 아니라 한국의 문화를 자발적으로 수용한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 꾸준히 퍼지다가 이제는 대세로 잡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한국의 콘텐츠가 질적으로 우수한 것이 첫 번째 이유겠지만 그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인 계층들이 이전시대에 비해 늘어난 것도 사실이다. 


우리는 여러모로 시대 전환기에 놓여있다. 인류 소통 방식과그것을 뒷받침하는 에너지자원의 형태가 변화하면 세상의 패러다임은 변화한다. 그리고 그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나라가 세계의 질서를 주도한다. 

영국이 대영제국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19세기 증기의 개발이었다. 증기의 개발로 증기기관차가 나왔고, 인쇄술이 개발되었다. 기관차가 나왔다는 것은 사람들의 생활반경이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인쇄술의 보급으로 신문과 잡지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이때를 기점으로 사람들의 의식수준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진다. 


20세기 패러다임의 변화는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자동차와 비행기가 나왔고, 석유가 에너지원이 되었다. 게다가 전신의 발명되면서 전화가 나오고 텔레비전이 나왔다. 이제 인류는 각자의 자가용을 가지고 도시에서 도시를 누비고 이전보다 이동이 간편하고 자유로워졌다. 게다가 전화와 텔레비전의 등장으로 인류의 소통방식이 한층 진화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21세기 전환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는 때이다. 아직 성공적인 전환을 이루어 낸 것은 아니다. 한창 그 변화의 흐름 속에 나아가고 있는 중이다. 


21세기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인터넷의 발달로 이전에는 정보를 제공하는 주체와 그것을 받는 객체가 존재했다면 이제는 양방향으로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수직적인 정보체계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수평적인 정보체계가 가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것이 시사하는 것이 무엇일까.


이제껏 역사상 지식인들은 세상을 변화하고 행동하는 지성인을 뜻했다. 그들은 세상의 흐름을 기민하게 파악하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평등한 세상, 정의로운 세상, 아름다운 세상을 구현하기 위해 앎을 바탕으로 행동했다. 우리나라는 신분에 관계없이 나라의 주인으로 행동하는 문화가 있었고 그 맥의 근본에는 단군으로 대표되는 仙문화가 있다. 인터넷의 시대를 맞이한 지금, 행동하는 지성인은 이제 우리 모두가 되었다. 


지금과 같은 전 지구적인 위기는 지구 인류가 힘을 합해서 행동하지 않으면 해결하기가 어렵다. 그 위기의 규모가 어마어마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세계는 점점 긴밀하게 연결되는 쪽으로 발전해왔고 이전에는 서로에게 정보를 전하기까지 하루나 이틀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면 TV와 라디오의 출현으로 시간단위로 정보의 전달이 일어날 수 있었고 이제는 초 단위로 그것이 가능해진 세상이 되었다. 


즉, 지구의 위기는 우리 모두의 위기이기도 한 것이다. 자본주의 체제에서 세계 경제는 이전과는 달리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깊은 관계를 맺고 있게 된 것이다. 냉전체제하에서는 정치적인 견해가 다르면 서로 관계를 맺지 않고서도 자립이 가능하였다. 서로 경제적으로 얽혀있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인터넷의 발달로 지구 반대편의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달될 뿐만 아니라, 물류의 이동과 속도가 빨라지면서 전염병 같은 것도 빠른 시간에 전 지구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이 시대를 뒷받침 하는 에너지원은 이미 나와 있다. 수소, 전지, 바이오재생에너지가 그것이다. 아직까지는 상용화된 수준은 아니다. 이러한 시대에 한국에서 전 세계 문화흐름을 주도한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21세기 전환기에 한국이 큰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은 우리가 본디 정주민족이 아닌 유목민이라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정주민에게는 땅이 중요하다. 땅은 머물려는 성질을 지닌다. 땅에 머물러 양육하고 길러낸다. 자신의 땅을 가지고 재산을 축적하고 양적으로 가지려는 성질이 있다. 유목민에게는 땅이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널리 퍼지려는 성질이 있으며 물질에 대한 집착이 별로 없다. 유목민은 변화하는 날씨에 기민하게 반응하고 빠르게 이동한다. 여기에도 존재하지만 저기에도 존재한다. 21세기의 흐름과 유목민의 성질은 참으로 닮아있다.


상대나라를 물리적으로 정복하지 않는다. 문화적으로 영향력을 미치지만 사람들은 자발적으로 그것을 원해서 받아들인다. 그 무엇도 강제적이거나 수직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영향력을 발휘하되 서로가 상생의 방식으로 나아가길 원한다. 다원적이고 다문화적인 흐름으로 나아간다. 이것이 21세기의 흐름이다. 그리고 그 변화의 흐름을 선도하는 것이 지금의 대한민국이다. 


마찬가지로 조선 후기 추사의 등장으로 많은 조선 학자들은 자신들의 눈이 뜨이고 의식이 확장되는 경험을 했을 것이다. 그것은 청나라 학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오랜 세월을 교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 서로에게 상승효과를 주니까 가능했을 것이다. 


문화는 가장 자연스러운 방법으로 사람의 마음을 정화 시키고 의식을 깨운다. ‘무엇이다’고 강하게 메시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예술작품을 통해 전달되는 메시지에 우리가 공감하면 마음을 열고 그것을 받아들인다. 


공감하지 못한다면 문화로서 공유할 수가 없다. 한류가 전하는 문화 현상이 이제까지 다른 나라 문화권에서 유행된 흐름과 다른 것이 있다면 감동이라는 키워드로 사람들의 마음에 변화를 일으키고 현재 사회가 닥친 문제에 정면으로 들어가 그것을 예술적으로 풀어낸다는 데에 있다. 


단순히 오락만 있거나 심각한 메시지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 참여적인 성격을 갖췄으면서도 그것을 심각하게만 혹은 가볍게만 풀어내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비추고 있지만, 사실은 현대사회가 가진 문제들은 전 세계 공통의 현상이라는 점에서 한류 드라마나 영화를 소비하는 계층에서 한 번쯤은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생각하게 한다. 


한류를 통해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달라질 것이고 그 힘으로 세상은 조금 더 밝고 아름답고 따뜻해질 것이다. 문화의 힘이 그렇듯이. 


출처: 김작의, 조선의 별, 추사 김정희


http://www.yes24.com/Product/Goods/105860670



작가의 이전글 키아누 리브스, 그는 유목민이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