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사이언스
1.
과학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고등학교 2학년 이후로 거들떠도 보지 않은 것. E=mc제곱, 미토콘드리아와 아밀라아제, 그래도 지구는 돈다와 같이 파편적 부분적 사문난적으로만 알고 있는 것.
2.
융합형 인재란 무엇인가. 그것은 내가 욕심을 부리고 있는 것. 난 인문학에 관심이 많지만 다른 분야에도 꽤 소양이 있는 편이야 *^^*라는 인상을 주고 싶은 페르소나.
3.
이번 책인 <크로스 사이언스>란 무엇인가. 그것은 융합형 인재라는 헛되고도 헛되구나 어린 아이야라는 꿈을 꾸는 내가 도전한 책. 제목부터 몇 년 전 정재승과 진중권이 2권까지 출간하며 꽤 재미를 봤었던 인문학X과학 연계 시리즈인 <크로스>를 참조한 것 같은 올해의 신간.
4.
1부 대중문화(프랑켄슈타인, 퀴리부인, 걸리버여행기), 2부 세상(1984, 멋진 신세계), 3부 인간(가타카, 블레이드러너), 4부 인문학(혈의누, 아비뇽의 처녀들)에서 과학과의 크로스를 주장하는 책. 하지만 이 분류가 무색하게 느껴질만큼 어 이 4부 얘기는 1부에서 해도 되는 거 아녀? 라는 의문이 계속해서 나오는 책.
5.
과학과 인문학의 크로스라고 하지만 인문학 비중 80% 과학 비중 20%로 느껴지는 책. 그래서 아이고 세상에 너무 감사하지만 명색이 크로스면 6대 4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아이고 세상에 너무 감사한 책.
6.
과학은 사실을, 인문학은 가치를 주장한다면 둘은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것일까? 라는 질문에 대하여,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사실로 말미암아 비거니즘이라는 가치를 택한 사람들을 보여주며 답을 제시한 책. 어려운 질문에 대한 현답이라고 생각하며 메모를 하면서도 육식을 포기하지 못하는 내가 가증스럽게 느껴지는 책.
7.
추천이란 무엇인가. 이 책은 AI와 미래 일자리, 여성과 과학, 우생학의 가치 등등의 뻔한 질문에 대해서 뻔한 답변을 하고 있지만, 답변에 이르는 과정이 성실하고 다채로워 읽는 재미가 있다고 말하는 것. 그래서 읽어볼 만한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나의 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