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Bird Feb 18. 2024

불린다

명사 또는 이름으로

내가 모르는 존재들이 나에게 이름을 붙인다


물고기 물에 사는 고기

난 원래 물에 살았다

내 존재 자체는 물고기는 아니다

생선 따위도 아니다

나를 소비하는 주체들이 내게 이름을 붙였다


나는 태어날 때부터 목적성이 있었다

인간을 태워 바다로 가기 위한 목적 기반으로

설계되었고 그렇게 동작한다


인간은

물고기에 가까울까

배에 가까울까


자꾸 나를 목적성을 가지고 보지 말자

나는 태어날 때 그 자체가 고귀한 존재였다


인간이라는 글자적 속성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지만

그것만으로 내 존재를 규정할 순 없다


난 때로 물고기이기도 하고

배이기도 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대상 중에

나는 어쩌면 존재하는 것일지도

존재하는 게 아닐지도 모르는 존재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갈매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