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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라클코치 윤희진 Mar 29. 2024

아들 지필평가를 위한 투자

에듀플렉스 학원비

아들이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첫 모의고사를 어제 쳤다. 결과는.... 비참하다. 등급컷 보는 것이 무색할 정도다. 공부를 안 했으니 당연한 거겠지. 중학교 3년간 공부한 것이 모두 시험 범위이다. 그런데 뭐가 그렇게 자신 있는지, 공부하지 않았다.

 

에듀플렉스에 다녀와서야 채점을 해 보았다. 네이버 카페에 등급컷이 나와 있길래 봤더니, 전국 중간치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에 휩싸였다. 아들도 아들이지만, 엄마인 내가 아들 공부를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마침 오늘 에듀플렉스 매니저와의 상담이 있는 날이다. 오후 1시에 약속했기 때문에 30분 이전에 집을 나섰다. 버스 아닌 도보로. 비가 추적추적 내렸다. 우산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하게 비가 내렸다. 무거운 우산만큼이나 마음도 무겁다. 

가는 길에 아직 흰 띠를 없애지 않아서 또 빙 둘러 갔다. 그래서 3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물론 5분 정도 늦을 거라 미리 톡은 보내놨었다. 


매니저가 일하는 공간에 처음 들어갔다. 사실 이 공간이 궁금했다. 신기한 것은 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아이들은 매니저가 지켜보는 것을 볼 수 없지만, 매니저는 매의 눈으로 볼 수 있게. 취조실처럼. 

이런 공간에서 일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방음시설도 잘 되어 있는 듯하다. 하긴 내가 방문한 시각에는 아이들이 없어서 소란스러울 리는 없지만. 



일단 앉으니, 아들 포트폴리오 화면을 켜 두고 설명해 주셨다. 3월부터 8월까지 엑셀로 보기 좋게 정리한 표이다. 


‘와! 이렇게 관리하니 당연히 엄마들의 만족도도 높고, 아이들의 성적도 오르지. 역시 소문난 이유가 다 있구나!’


3월 한 달간 아들이 어떻게 공부를 했는지, 매니저님은 어떻게 상담을 하고, 어떤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 계시는지 들을 수 있었다. 


3, 4월 최우선 과제는 아무래도 처음 에듀플렉스 다니다 보니, 적응하는 것이다. 4월에는 1차 지필 평가가 마지막 주와 5월 첫 주에 걸쳐 있기 때문에 중간고사 준비가 최우선 과제이다. 


상담은 네 부분으로 구성된다. 진로, 정신, 학습, 행동 이렇게. 다음 주에는 3월 전국학력평가 분석하는 시간으로 보낸다고 한다. 중간고사 전략 및 대비, 4월 텀 스케줄러를 세우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4월에는 선택과목을 서서히 결정해야 한다고 한다. 시험이 다가오기 때문에 긴장 및 스트레스 관리에 대해 상담하며, 중간고사 대비를 위한 학습 상담과 5월 스케줄러를 세운다. 


각 과목별로 지금 하고 있는 부분, 방학 때 할 부분으로 나누어 설명해 주셨다. 과학과 사회탐구 영역은 잘 이해하고 있어서 학기 중에 교과서 및 교재로 내용 정리하기로 했다. 방학 때는 10 to 10 또는 9 to 9 전략으로 국어, 영어, 수학 중심 수업이 진행된다고 한다. 감사한 건 아들이 영어는 꾸준히 학원을 다닌 덕분에 문법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한다. 데일리 체크에서 웬만큼 대답도 잘 한다고 한다. 다만, 수학이 학교 진도보다 좀 느려서 매니저는 4월 만이라도 개별지도를 넣으면 어떻겠느냐고 했다. 부담이 되어 3월부터 넣어주지는 못했다. 수학을 한 주 4콤마는 넣어야 한다고 한다. 한 콤마당 31,000원이고 16콤마이니 49만원이 조금 넘는다. 이미 며칠 전 63만 원을 남편이 결제했기 때문에 또다시 49만 원 이상을 결제하는 게 쉽지 않다. 


어서 책쓰기 수강생이 등록을 해서 여유가 좀 생기면 모르지만, 아직은 그런 단계가 아니라 허리를 졸라 매어야 할 판이다. 아들도 하루 네 시간을 혼자 앉아 공부해서 힘들어하는 것 같다. 일주일 네 번 정도 한 시간 반씩 개별 지도 방에 가서 공부하면 환기도 되고, 수학 진도도 뺄 수 있어 괜찮을 것 같다. 일단 시도해 보자. 채워주시겠지. 공저 지원을 포기해야 할 것 같다. 아들 공부시키는 게 우선이다. 공저는 다음에라도 진행할 수 있지 않을까? 아들 공부는 때가 있는 법이니, 양보해야지. 


3시까지 결정해 달라고 하는 말에 센터에 도착한 후 남편에게 톡을 보냈다. 그런데 답이 없다. 10여 분 남았길래 그냥 한 달 해 보겠다고 했다. 매니저님이 다음과 같이 톡을 주셔서 부담을 줄여 주셨다. 






혹시 안되면 편하게 알려주세요.


그런데 다음 주 수업은 오늘 결정되는 거라 수업이 배정되면 다음 주 분량은 결제를 해 주셔야 하는 것만 알고 계셔 주세요.




매니저가 보낸 톡 중에서







세심한 배려에 감사의 말을 전했다. 아들이 또 언제 마음을 바꿀지 모르니 일단 일주일 진행해 보는 거지 뭐. 매달은 어려울 수 있지만, 시험 있는 달, 두 달에 한 번 정도는 수학 개별지도를 넣는 거 나쁘지 않은 듯하다.  



매니저가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어 한결 마음이 놓인다. 아들이 잘 적응했으면 한다. 학원까지 거리가 있지만, 갈 때는 걸어가며 운동도 할 수 있다. 학원에서 친해진 친구도 있다고 하니, 그냥 쭉 다니길 바란다. 물론 엄마인 내가 좀 더 교육비를 보태어 줄 수 있어야 하니 더 벌어야겠지만. 



상담을 통해 매니저가 아들을 잘 지도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느꼈다. 진득하니 앉아 공부하니 그렇게 결심하게 되었노라고. 속으로는 많은 갈등이 있고 힘들겠지만, 자리에 묵묵히 앉아 열심히 하기는 했나 보다. 기특한 아들. 우리 부부가 아들에게 격려하고 칭찬만 잘 해 주면 될 것 같다. 지금은 아들도 고등학교 생활, 학원 생활 적응하느라 힘든 거니까. 이제 나아질 것이다. 아무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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