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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to the breach Jul 29. 2018

맥주 정보 읽기

내가 좋아할만한 맥주를 찾는 방법 

지금 캐나다에서 지내는 저는 얼마 전 goat cheese 를 맛 보았습니다. 

조그만 인도식 빵인 난에 goat 치즈를 바르고 훈제 연어를 얹고 마지막에 슬라이스 한 오이를 넣어서 한 입 베어무니 그 맛이 정말 ... 오이의 시원한 아삭함,  난의 담백함, 연어의 풍부한 향에 고트 치즈가 부드럽게 올라오는 맛의 조화가 참 좋더군요. 


 요즘은 한창 맥주 공부 중이라 무슨 맥주를 이 음식과 같이 어우르면 좋을까 생각했다가도 꽤 맛이 복합적이라 여기저기 두루두루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라거로 시작해 페일 에일에 IPA 까지  후루룩 끝냈습니다. 


한국에서 한국 맥주가 한동안 맛이 없다고 툴툴대던 여론이 후끈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 - 여전히 그런가요?)  저도 맥주를 잘 모르던 시절에는 그 의견을 같이 하던 때가 있었습니다만 이제는 맥주를 공부하고 나니 고민과 불만의 방향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캐나다에서 마트를 가면 ... 치즈 코너 앞에서 좀 난감해 집니다. 

 이 많은 치즈들을  잘 모르겠고 제가 아는 건 기껏해야 체다 치즈와 모짜렐라 치즈 정도 였으니 블루치즈가 뭔지. 어디에 쓰이는지, 어떻게 먹는지, 뭐랑 먹어야 하는지... 당연하게 척척 골라가는 현지인 들 앞에서  두리번 거리기만 합니다. 

페타 치즈 를 좋아하는 사람에게 치즈를 좋아한다는 이유만으로 고다 치즈를 권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치즈라는 카테고리는 같지만 페타 치즈와 고다 치즈 맛을 같은 기준을 가지고 어느 쪽이 맛있다 맛없다를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짧은 시간에 짭짤하게 숙성하는 연두부 같은 질감의 페타치즈와 숙성기간을 길게 할수록 깊은 맛과 쓴맛이 나는 딱딱한 고다 치즈를  놓고 맛을 비교하는 것은 서로 다른 취향을 억지로 하나로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물론 두 가지 다 좋아할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 치즈는 엄연히 차이를 가지고 있는 종류이므로 같은 기준을 가지고 비교하는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겁니다. 페타 치즈와 고다 치즈는 같은 원료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는 치즈의 카테고리 안에 있기는 하지만 모양, 색, 질감, 맛 이 모든 부분에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리브와 토마토 또는 샐러드에 많이 활용되는 연두부 같이 생긴 페타 치즈


그대로 얇게 저며서 오래 숙성된 풍미를 천천히 씹어  느끼거나, 각종 허브와 어울리는 쓴맛으로 따듯하게 즐기기도 한다는 고다 치즈



그러니 맥주를 다양하게 맛 볼 기회가 더없이 늘어나고 있고, 관심이 증가하고 있을 때, 적어도 맥주를 마시기 시작할 땐 기본적으로 맥주 병에 담겨있는 정보를 시작으로 선택한 맥주에 대한 기준에 따른 맛의 정보를 가지고 기대하고, 그 가이드에 부합한 맛을 가지고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맛에 대한 평가나 개인의 선호도를 정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맥주를 공부하고 있는 입장이다 보니 맛있는 맥주 소개해 달라는 이야기를 꽤, 많이, 자주 듣습니다. 

그러나 막상 몇 가지 알려드리면, 쓴 맛을 싫어한다는 분도 있고, 차갑게 마시지 않는 맥주는 싫다는 분들도 있고, 향이 별로 였다는 분들도 있는데,  같은 맥주를 목에 넘어가는 비터가 알싸하더라, 시원하게 마실 때보다 향이 풍부하게 올라와 더 환상적이더라로 표현하는 분들도 있다보니 모두가 참 다양한 취향을 가지고 있고, 맥주도 참 다양한 종류가 많으니, 잘 찾는 방법을 알려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맥주에는 style 이라고 하는 가이드가 있습니다. 

 회식 다닐 때 소주와 함께 쫙 깔리는 보편적인 그 맥주는 스타일이 'american light lager'로  BJCP(맥주 심사 기준 가이드라인) 에 - 매우 차갑게 소비 될 수 있도록 설계된 높은 탄산도와 매우 가벼운 바디를 가진 거의 풍미가 없는 라거' ('BJCP 2015 스타일 가이드라인' 에서 인용) 의 기준을 가집니다. 

 한국 맥주가 맛이 없다고 평가한 나라에서 맥주의 보편적 기본 스타일 중 대표적인 'british golden ale'은  BJCP 에  '홉 지향적이고 평균 강도 ~ 다소 강한 강도의 페일 비터, 시음성과 상쾌한 특성' (BJCP 2015 스타일 가이드라인' 에서 인용) 이라고 표현되어 있습니다.  홉 지향적이라는 표현은 플로럴,  허브 또는 알싸한 특징의 영국 홉을 사용하고 비터가 강하다는 뜻이므로  맛과 풍미가 가벼워야 하는 아메리컨 라거와 같은 기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니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 스타일을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비터가 강한 영국식 골든 에일이 취향이 아닐수도 있고, 홉 향이 강하고 비터를 강하게 즐기던 맥주 취향의 분들에게는 한국의 라거가 재미없게 느껴졌을 수 있지 않았을까 라는게 제가 지금 이해하는 부분입니다. 

 같은 스타일 가이드 범주의 아메리칸 라이트 라거를 몇 가지 두고 비교를 해서 취향을 확인하신다면 . 사실은 그게 더 정확한 비교가 아닐까 라는 것이 맥주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보는 견해입니다. 

한국의 맥주가 그 당시에 비난받아야 했고 가장 격렬하게 반응이 왔던 이유는 우리 나라에서 부족했던 맥주의 다양성이 아닐까  저는 지금은 그런 생각이 드네요


 그럼 내가 좋아하는 맥주 스타일을 찾는 방법을 간단히 몇 가지 알려드리겠습니다. 

 

* 라거 & 에일 그리고 람빅 

 

맥주는 발효 이스트에 따라 크게 두가지 또는 세가지로 분류됩니다. 라거와 에일 그리고 람빅 스타일이 있는데 대세적으로는 상면 발효 이스트를 사용하는 에일 - 조금 더 향을 강하게 느낄 수 있고, 시원한 온도 보다는 10도 정도에서 (사실은 맥주마다 다 시음 온도가 다를 수 있습니다.) 즐기는 종류와 하면 발효 이스트로 시원한 온도와 탄산감, 청량감을 주로 느끼는 7도 정도에서 마시는 라거로 대체적으로 구분합니다. 


 에일의 시음 온도가 라거보다 높은 이유는 에일이 가지고 있는 향이 맥주의 온도가 떨어질수록  향을 제대로 음미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맥주에 담은 향을 잘 느끼면서 목에 넘겨지길 바라는 추천 온도가 있습니다. 


*ABV 와 IBU 그리고 스타일 명 


전면에 적힌 NUT Brown Ale은 이 맥주의 이름입니다. Brown Ale 은 이 맥주의 STYLE 이름입니다. 
ABV 또는 ALC 로 표시된 %는 이 맥주의 도수를 표시합니다. 24 IBU라고 표현된  것은 이 맥주의 Bitter (쓴맛) 정도를 표시합니다. 



맥주에는 맥주의 이름이 있고, 제조한 브루어리의 이름이 있습니다만 맥주의 기본적인 정보는 우선 Style 명 ABV, IBU 등이 표시됩니다. 

 IBU는 맥주의 쓴 맛을 표시하는 정도인데 일반적으로 20 이하는 혀로 감지하기 어려운 Bitter 입니다. (라이트 라거는 IBU 20 에 미치지 못합니다.)  맥주의 bitter 는 맥주를 구성하는 매우 중요한 맛이므로 IBU 가 높다고 해서 맥주가 나쁘다는 것을 뜻하지 않습니다.  맥주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홉이 향을 가져오면서 Bitter 를 같이 지니고 있을 뿐이고 STYLE에 따라 구성되는 IBU 레벨이 다 다를 뿐입니다.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American Style IPA 는 홉의 사용량이 많은 편이고 그로 인해 아로마와 비터가 같이 매우 강하게 올라옵니다. IBU 가 40-70에 이릅니다.  그럼에도 그 강렬함에 매료된 분들도 많으신 듯 합니다.  맥주의 IBU 만으로 맥주를 평가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으나 맥주를 좋아해주신다면 맥주의 일부인 Bitter 도 같이 즐겨주신다면 시도해볼만한 맥주가 아주 많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비터가 강한 것을 인지하지만 그 맛이 거슬리지 않는 훌륭한 맥주들도 많이 있고, 이 비터들이 음식을 맛나면 더 맛의 풍미를 강하게 느끼게 조화되는 경우가 아주 많으니까요. 저는 비터를 맥주의 매력의 일부라고 생각합니다.


https://www.beeradvocate.com/

위의 표를 잘 보시면 초콜렛 향을 좋아할 때 권할 수 있는 맥주, 과일향을 선택할 때 좋아할 만한 맥주, 깔끔한 밸런스를 선호하는 분을 위한 맥주 등 취향에 따라서 찾아 볼 수 있는 맥주가 잘 설명된 것 같아 첨부하였습니다. (노란색 칸에 적힌 것이 맥주 스타일 명입니다.)


(첨부한 Beer Advocate이란 맥주 평가 사이트에 소개된 내용인데... 나름 유명한 사이트 이긴 합니다. 저도 초창기엔 엄청 열심히 들여다 봤던 사이트 이긴 합니다만..... 잊지 마십시요.. 남들이 평가한 맥주가 아니라 본인이 좋아하는 맥주가 제일 맛있는 맥주 입니다.  괜히 이 사이트의 점수에 연연하여 귀한 본인의 맥주 점수를 깍아내리실 요량이라면 이용하시지 말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이 점수들은 절대적인 점수가 아니라 각각 평가를 내린 점수들이 평균이 나온 점수들이니까요.) 


각자 맥주 스타일 들은 점차 컨텐츠 하나 하나 올리면서 특성을 설명 드리겠습니다. 


참 그리고 맥주는 어떤 음식과 곁들여 드시느냐에 따라 맛을 더 돋우워줄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맥주의 최고 친구는 .. 기분 좋은 사람들과 기분좋게 드시는 것 ... 그게 최고입니다. - 과음하진 마시구요. 


 맥주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는 차차 설명 드리겠습니다. 

 

  그냥 즐겨주세요. 맛있게! 

  

PS. 비터는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맥주 공부 시작하지 얼마 안 된지라 잘못된 정보가 보인다면 알려주세요. 수정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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