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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텔라 Jan 24. 2023

미국에서 제2의 인생을-2-2

미국 공립고등학교는 철저히 수준별로 교육과정이 나누어진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만 Honor, AP, IB 과목을 신청하여 들을 수 있다.


우리가 살던 지역의 일종의 마그넷 스쿨이었던 Troy High School은 Tech와 IB 교육과정을 별도로 운영하면서 6개월 전에 입학시험을 통해서 각 교육과정의 대상 학생을 선발했다.

이사를 앞두고 미리 한국에서 중학교 수학 선생님의 추천서를 받아서 입학시험 지원서와 함께 메일로 학교에 제출했다. 우리 가족이 미국으로 이사한 2일 후가 마침 이 Tech와 IB 학생 선발 시험일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초등학교 1학년 때에 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해도 고등학교 공부는 영어 면에서 어려움이 있을 텐데 무리하게 시키지 말고 그냥 Regular Class로 보내자고, 스트레스를 줄여주자고 이야기해 보았지만 경험 삼아 한번 시험이나 보자는 남편의 의지가 강해 시험에 응시한 것이다.

시험 과목은 Math, English, Essay로 아침 7:15에 체크인하여 12시까지 보았고

시험 결과는 한 달 보름 후에 메일로 결과를 받았다. 결과는 Tech와 IB 두 과정 모두 합격이었다.


주변에 합격하기 어렵다고 소문난 시험이고 특별히 이 시험에 대비하는 학원 수업이 운영될 정도로 경쟁률이 세어서 기대도 하지 않고 있었는데 만약 남편 말을 듣지 않고 Regular Class로 보냈다면 수월하긴 해도 발전의 기회를 잃었을 것을 생각하면 내 생각이 정답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낀 순간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또는 주니어하이스쿨이 2년, 고등학교가 4년제였기에 한국에서 중2를 마치고 온 아들은 고등학교 4년 공부를 하게 됐는데 고등학교 입학이 8월 중순이라서 그때까지 주소지 주변의 주니어하이스쿨 8학년 2학기로 편입하여 학교생활을 시작했다.

그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전화영어를 하면서 원어민과 소통을 계속해 왔던 효과가 있는 지 학교에 적응하여 수업을 잘 들었으며 무사히 미국에서 중학교 졸업을 하게 되었다.


미국 고등학교는 입학 전부터 필수 과정으로 Summer School Health 수업과 Sports Camp 축구를 운영해서 방학 중에 열심히 도시락 싸서 다녔던 기억이 난다.

 IB 교육과정 설명회가 강당에서 열려서 학생, 학부모 모두 참가했는데 IB 과목이 따로 있어서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AP, IB 과목들을 신청해서 수강하여 B+이상의 성적을 받아야 하고 10~11학년 동안 에세이를 작성하여 Pass 하면 이수를 인정받을 수 있다. AP, IB 과목은 가장 잘한 A+이 5.0점을 받지만 Regular Class에서 가장 잘한 학생들의 그레이드는 A로, 아무리 그 수업에서 1등을 해도 4.0점을 받는다니, 다시 한번 입학 시험에 도전시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정보가 있다면 시행착오도 적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어서 이때부터 주변 학원들이 개최하는 입시 설명회에는 빠짐없이 다니게 되었고 운이 좋아 라플에 당첨되어 유명 스테이크 가게의 상품권을 받아서 맛있게 외식을 하기도 했다. 여름 방학 동안 학교에 아들을 Drop Off, Pick up 하러 다니면서 여러 가지 정보를 공유할 엄마도 만나게 되었다. 여기서도 부모들의 교육열과 자식에 대한 지원이 대단했는데 나중에 알게 되었지만 전교 1등으로 졸업한 학생은 방과 후에 학원에서 거의 살다시피 했다고 한다.

같은 성당에 다니면서 알게 된 엄마는 주변 학원 정보에 빠삭하여 많은 도움을 받았다. Troy High School의 9학년 과목 중 Biology는 어렵기로 소문이 난 과목이라서 반드시 여름 방학 동안 학원 수업을 들어 선행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어려운 영어로 하루 종일 수업을 들으려면 얼마나 힘들고 답답할까 싶어서 우리 아이도 미리 선행을 시켰으나 아이의 학원에 대한 거부감이 너무 커서 자기 혼자 공부하겠다고 하여 학원을 그만  두니 오히려 성적이 잘 나왔고 그 뒤로는 스스로 공부하고 학원은 SAT 준비 및 진학 상담만 도움을 받았다.


헤어진 친구들에 대한 아이의 그리움이 워낙 커서 한국에 다시 가고 싶다고 하여 고등학교 한 학기 공부를 한 후 겨울 방학에 한국에 다녀온 후 마음을 다잡고 새로운 친구들 십여명 그룹에도 들어가게 되었고 성당에서 어셔 봉사활동과 카운티 내 후배 학생들을 1:1로 수학 공부를 도와주는 동아리 활동과 캔들 만들어 팔기, 초콜렛 만들어 팔기, garage sale 등 다양한 행사를 기획하고 이를 통한 펀드레이징으로 기부하는 봉사 동아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였으며 캘리포니아주 학생 연합회에서 tech directer를 맡아 임원으로서 역할을 통해 리더십을 기르고 서던 캘리포니아와 노던 캘리포니아 학생 대표들이 함께 캠프를 통해 자치회 활동을 하여 하원위원의 special recognition 표창도 받았다. 서던 캘리포니아 활동 시에 대표 학생들이 낮에는 주변 학교에서 프로그램 활동을 하고 밤에는 우리 집에서 자고 아침 식사 후 다시 등교하도록 잠자리를 제공하기도 하였다. 이 활동을 하면서 부모 동행없이 학생 연합회 친구들과 미국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오클랜드에 가서 노던 캘리포니아 학생들과 연합하여 일주일간 활동을 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여러 면에서 아이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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