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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자헌 Sep 08. 2022

당신이 모르던 퇴근길

퇴근길 지하철

승객들은 핸드폰을 본다


자리에서

손잡이 아래서

앞사람의 등 뒤에서


몇몇은 술기운에 기대

거칠게 숨을 뱉는다


하지만 서울역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짧은 구간 동안


퇴근하는 승객들은 

노래를 부른다


곁에 선

사람들이

내어준 자리에서


발 구르고

손뼉 치며


고단했다고

보람찼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린다


철컹 철컹

박자 맞춰


다가오는 내일은

두렵지 않노라

마주 보고 껄껄 웃는다


퇴근길 지하철

승객들은


발 구르고

손뼉 치며


우리 지금 여기

살아있노라

힘껏 노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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