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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자헌 Sep 23. 2022

9월 서울에서

오늘 날씨 좋다

가을이야


서울역에서 친구 잠깐 만나고

숭례문 지나 시청 방향으로

슬슬 걸었어


노을 지기 시작하니

하늘 정말 이쁘더라

선선하게 바람이 불고

거리에 늘어선 건물들은

 레몬빛으로 물들었어


시청에 이르니

퇴근 시간 되었는지

거리로 우르르

사람들이 쏟아지더라


금요일 저녁이라

모두들 발걸음이 가벼웠지만

주머니에 양손을 넣고

살짝 움츠린 모습들 보니

정말 가을이 왔구나 했어


너는 지금 무얼 하려나

불쑥 만나러 가면

네가 참 기뻐할 텐데

오늘은 그럴 수가 없네


그런데 이야

랐겠지만 사실 우린

 걸 보고 있었을 거야


내가 숭례문 오거리에서

두리번대며 길을 고르는 동안


너는 분명 골똘히 서서

레몬빛 물든 건물들을

사진에 담고 있었을 거야


내가 시청 앞 횡단보도에서

퇴근하는 사람들 구경하는 동안


너는 분명 싱글싱글

엄마 모차타고 지나

아이의 표정 고 있었


신기하

그랬을 거야


나는 이곳에서

너는 그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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