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 지하철
승객들은 핸드폰을 본다
자리에서
손잡이 아래서
앞사람의 등 뒤에서
몇몇은 술기운에 기대
거칠게 숨을 뱉는다
하지만 서울역에서
동대문에 이르는
짧은 구간 동안
퇴근하는 승객들은
노래를 부른다
곁에 선
사람들이
내어준 자리에서
발 구르고
손뼉 치며
고단했다고
보람찼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린다
철컹 철컹
박자 맞춰
다가오는 내일은
두렵지 않노라
마주 보고 껄껄 웃는다
퇴근길 지하철
승객들은
발 구르고
손뼉 치며
우리 지금 여기
살아있노라
힘껏 노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