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울의 구렁텅이에 빠진 친구들을 본다.
빠짐없이 모두 열심히 사는 친구들이다.
꿈이 있고, 삶의 목표가 있는데 되레 그 꿈과 목표 때문에 낮은 자존으로 침잠해버리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꿈이 없는 젊음들을 나무라며 인생의 목적을 주입했던 시대의 안개를 <소울>은 따뜻한 손으로 걷어낸다
치열하게 사는 삶은 빛난다.
꿈이 있는 삶에, 끊임없이 꿈을 좇는 삶 또한 멋진 삶이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행복한 하루를 위해 ‘그냥’ 살아가는 삶도 멋있다고 생각한다. <소울>은 이 간단한 진실을 둥글게 포장해 관객들에게 전달한다.
마지막에 웃는 인생이 좋은 인생인 줄 알았는데 자주 웃는 인생이 좋은 인생이었다고 깨달았던 아흔둘의 어느 노파의 말처럼, 인생에서 행복만큼은 유예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을 우린 종종 잊고 산다.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미래의 행복을 위해 마냥 견디며, 버티며 살아가는 인생에 큰 의미를 두지 말자고 영화는 이야기한다. 사소한 행복에 무감각해지는 순간 우리는 무채색이 되니까.
생각해보면 좋은 노래를 듣고, 계절의 꽃들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과 이야기하고 웃는 그 모든 시간이 빈틈없는 행복이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모든 시간을 행복으로 채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건지도 모르겠다.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라는 예술가의 말이 스친다.
눈 앞의 행복을 뒤로한 채 미래를 위해 살지 말자.
인생을 너무 아끼며 살지 말자.
태어난 김에 사는 삶도 그럭저럭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