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P_unbuilt project
"오대리님, 리놀릿 판재 상판으로 내구성 괜찮은지 알아볼래요??"
자재 옵션을 검토하느라 하루에도 몇 번씩 주고받는 대화다.
건축 기반 팀이다 보니 가구에 사용하는 재료에 대해서는 데이터가 한정적이다.
리놀릿은 독일과 영국에서 생산하는 인테리어, 가구필름 브랜드다.
막연한 불신이 있었던 필름에 대한 인식을 한 번에 날려버린 제품이다.
필름인 것을 알고 만져보아도 목재와 구분하기 힘들다.
보통은 인테리어 벽, 천장 그리고 가구 문짝에 사용된다.
UBP 프로젝트에서는 상판에도 적용하기 위해서 내구성 검토가 필요했다.
본사 의견은 상판재로는 비추천이다.
아쉽게도 필름 특성을 넘어서지 못했다.
무늬목은 목재를 얇게 종이처럼 켜내고 열을 가해서 접착하는 자재다.
마감 품질을 위해서 훈증하거나 숙성하기도 한다.
건축 현장에서는 필름작업의 효율성에 밀려서 찾아보기 힘든 자재가 되었다.
무늬목 작업을 목수가 한다는 사실도 알게 된 것이 오래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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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를 마치고 돌아오니 삼익산업 영업부에서 다녀갔다.
어떤 기대를 갖고 두고 갔는지 모르지만 샘플이 한 꾸러미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적절한 제품을 찾을 수 있었다.
한눈에 보아도 색감도 마감도 품질이 좋다.
샘플로 테스트해 본 내구성도 아주 훌륭하다.
조금 더 싼 인천 업체 제품은 품질 편차 조금 있어 보이고,
부산 업체 제품은 품질과 가격 모두 괜찮지만 수급이 어려워 보인다.
가구, 제품 생산에는 유통과 수급안정성도 고민해야 하는 점이 새롭다.
큰 변수가 없으면 시노키로 진행할 듯하다.
비싼 자재이긴 하지만 딱 맞는 제품을 찾은 것으로도 충분한 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