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m Bright
Jul 31. 2020
잘 못 하는 방법을 배워야 할 때.
우리 팀에는 자기한테 맡겨지는 일을 거절하지 못하는 1년 차가 있다. 누가 무슨 일을 던져도 일단 "할 수 있습니다" 말하고는 꾸역꾸역 완료하긴 했다. 그러다 보니 전체적으로 서툴고 진도가 느릴 수밖에. 차근차근 가르쳐 주는 사람이 없기도 하고.
오늘은 올해 첫 입찰이 있어 에디터고 디자이너고 분주했다. 제안서만 아니라 시안도 여러 부 제출해야 해서 짐이 많아졌다. 남직원 중에 누가 동행해야겠다고 얘기가 나왔는데, 시간 되냐고 물으니 된다고 했다. 서울로 짐꾼 역할을 수행하러 떠났다가 퇴근 시간이 거의 다 되어 돌아와서는 밀린 일을 시작한다. 그간 유관부서도 업무가 멈춰 있었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고 욕도 먹는다.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잘 못 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못한다고 말하는 것도 기술이다. 내 능력 밖의 일을 위해 회사가 있는 거지, 회사가 못하는 일을 내가 하면 둘 다 언젠가는 망하더라. 그 친구는 사람은 괜찮으니 좀 늦게라도, 이 회사 밖에서라도 성공할 거다. 하지만 그게 착한 심성 덕분은 아닐 거다.
오늘도 열심히 배운 우리. 때로는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고, 완벽하지 못해도 열심을 냈던 작은 존재들. 내일이 금요일이라는 사실이 위로가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