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이었나 5월이었나.
친한 친구를 따라 성북동으로 향했다.
백화점에도 납품하는 모 도자기 브랜드가 창고대방출급 파격 세일을 한다고 해서였다.
크지 않은 아담한 한옥에는 예쁜 그릇과 컵 등이 있었다.
아무튼 소소하고 예쁜 것들은 여기에 다 가져다 놓은 듯했다.
구경하고 있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30대 이상의 여성들 혹은 세련된 중년부부였는데,
다들 '나는 킨포크 적인 삶을 살고 있어'라는 듯한 냄새를 풍기며 천천히 둘러보고 있었다.
가격은 일반가 이상이었고 유난히 내 눈에 띈 건 배 부분에서 분리되는 오리 모양의 도자기 함이었다.
'안녕. 나를 데려가' 라며 꽥꽥 거리고 있었다.
그 아이를 고이 안고 계산대로 갔다.
마님 포스를 풍기는 중년의 여자 사장님께서는 단골들과 이야기하며 아주 바쁜 듯했다.
대부분 고객들은 '한 번도 사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번 산 사람은 없는' 고객들인 듯했다.
계산대 앞에서 그분은 계속 단골손님과 대화를 나눴는데,
빠른 말과 눈빛과 말투에서 저 사람이 진심으로 상대방과 대화를 하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가 계산을 마칠 때까지 기다리면서 다시 둘러보다가
내 손에 쏙 들어오는 사이즈의 '밥그릇'을 발견했다.
가격표는 완전 파격가 10,000원이라고 적혀 있었다.
다시 계산대로 갔는데 그분은 이번엔 전화 속의 단골과 이야기하고 있었다.
계산하면서 10,000원이 아닌 1,000원을 적는 게 보였다.
잘못 적으신 것 아니냐고 물어보니, 계속 전화통화를 하면서 아니라고 말하듯 손을 내저었다.
그런데 정말 그렇게 계산을 하려고 하길래 아까보다는 제스처를 크게 해 물어봤더니
(내가 생각하기에) '나보다 중요한' 고객과 통화하는데 짜증이 났나 보다.
그분이 목소리를 높여 단호하게 아니라고 해서,
나는,, 뭐,,,, 여기는 내가 모르는 특이한 시스템이 있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계산하고 나서 핸드폰 문자를 보니 1,000원이 결제되어 있었다.
무시당한 느낌이었다.
그냥 나왔다.
tv 막장드라마의 재벌집 사모님을 볼 때마다 그분이 떠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