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으로 사는 연습
중년으로 사는 연습 89
마음
가슴속의 기억이
새살 돋듯이 부풀어 오르고
새록새록 그리운 것들을 불러 모아
더 가까이 다가 온 기억들부터
하나하나 더듬어 기쁜 마음에게로
추억 여행을 떠나보낸다.
마음이 상상하는 것은
봄바람 꽃향기 같은 기억에서
아프게 흉 진 흐려져가는 기억까지
세상 속 잊혀진 시절의 그리움으로
갑자기 찾아간 사진첩 속에는
마음이 그리워한 것이 홀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고
이제는 까마득해진 청춘시절이
눈물로 나를 맞이한다.
오늘은 좋은날 일 것이라고
마음에게 암시하며 매일 눈뜨는 아침 중
어느 한적한 날에는 행복한 그리움으로
오래전 떠나간 마음들을 불러 모아
온전한 기억을 촘촘히 매달고
마음 한 귀퉁이 속에 남겨둔
의미가 된 기억들을 위하여
아직도 이유를 알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이름표 달지 않아도 알아볼 수 있는
마음들을 위하여
이제는 우리에게 주인이 되어가는
오래된 마음들을 위하여
오늘 하루는
세상 속에서 채워야 하거나
채워진 것들로부터 벗어나
나의 마음이 남겨진 이유를 찾지 않아도
떠나간 마음들이 그리워하고 있을
남겨질 마음들을 위하여
그 이유가
그 의미가 우리임을 알고 있어서
행복한 것이겠지
남겨져있다는 것이
행복한 백중 아침이다.
“음력 7/15일 백중은 여름한철 공부한 스님들이 대중들 앞에 고백하고 검사받는 날이며, 대중은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가르침을 듣는 법회를 여는 것이 본래 가진 의미인데, 백중에 돌아가신 분을 위해 기도하게 된 것은 부처님 제자 중 목련존자라는 분이 어머니를 구하기 위하여 백중날 대중공양을 올리고 기도한 데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누군가를 마음에 두고,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계속 변해가도 지치지 않게 사랑이 채워지는 것은 핏줄로 연결된 인연일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에게 채울 수 없는 것이 멀리 떠나버린 분들에 대한 그리움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보니 내가 부모가 되어 똑같은 사랑을 하고 있었고 그게 어쩌면 영원히 지속되는 윤회이고, 사랑이라는 생각이 드는 아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