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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ppy Together Dec 01. 2020

삶의 주인

정치는 잘 알지 못하지만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습니다.

철인정치

'어리석은 군중을 잘 훈련된 철인들이 통치한다'
이 짧은 글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내 삶에 빗대어 보니 더 많은 질문을 하게 됐다.
자유를 주어도 속박에 익숙한 사람은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지 않는다.
가끔 내가 아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해봐 라고 말하는데 아이는 그 말을 무척 부담스러워하고 두려워한다.
그리고 해도 되는지 안되는지를 계속 물어보며 자신의 선택이 맞는지 아닌지를 재차 확인한다.
실수하고 싶지 않은 마음임을 안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임을 안다.
아이의 작은 세상에선 보잘것없는 엄마가 엘리트 군주기 때문이다.

나는 세상을 살면서 무엇의 통치에 빠져있는지 생각해본다. 돈, 시간, 안정...... 이것들을 위해 어리석은 군중이 되기를 자처하며 엘리트들의 놀이를 지켜보고 그저 콩고물이라도 떨어지면 감사히 받고 나에게는 해가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생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내 태도를 찬찬히 들여다보며 우리 아이들을 본다.
엄마로서 인간으로서 국민으로서 부끄러워졌다.
'아! 이렇게 사는 건 부끄러운 거구나.'
추운 겨울 얼음냉수 한잔 들이켠 기분이다. 잘못됐다는 걸 알겠다.

운 좋게 민주주의 나라에 태어나 자유를 누릴 수 있는 혜택을 얻었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했고 세상에서 제일 예쁜 아이 둘을 얻었다.
하늘이 주신 은혜도 있고 내 의지대로 얻은 것도 있다.
나를 통해 만들어지는 것들은 내 인생에서 최고의 가치가 된다. 어차피 내가 기억하는 세상은 내가 만든 일들만 남는 것뿐일 텐데 너무 겁먹고 살았다. 안일했다.

철인 통치.
잘 훈련된 철인은 누구이며 군중이 왜 어리석단 말인가.

이제 내가 사는 이 세상에 관심을 가져보려 한다. 내 아이에게 부끄럽거나 세상에 두렵지 않기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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