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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만 오면 자는 아이들

밤에 안 자고 뭐 하니?

혹시 내 아이가 학교에 가면 잠을 자고 있진 않을까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중학교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수업시간에 내내 잠을 자는 아이는 별로 본 적이 없습니다. 중학교만 해도 아직은 학교가 즐거울 나이죠.     



그래도 가끔은 작정하 듯이 잠을 자는 아이가 있기는 합니다. 그저 그 시간을 때우려는 듯이 말이죠. 저는 그 아이의 허리가 좀 걱정이 되더라고요. 1교시~6교시까지 모두 잠을 자버립니다. 학교에 있는 6~7시간을 내리 잠만 잔다는 건 얼마나 힘이 드는 일일까요? 



어떤 아이는 쉬는 시간에는 재밌게 놀다가 선생님이 들어오시면 작정하듯 엎드려 잠을 청합니다. 그런 학생은 매 시간 그렇기 때문에 잘 깨우지도 않습니다. 깨웠다가는 도리어 선생님께 화를 내거나, 요즘은 그 인.권.이라는 미명아래 자는 아이를 깨우기도 쉽지 않죠.     



너무 피곤해서 눈이 감기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작정하고 잠을 자는 학생들은 솔직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건 기본적인 예의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앞에서 선생님이 수업을 하고 있는데 대놓고 잠을 잔다? 매너 없는 행동입니다.      



그것뿐만이 아니죠. 학교를 다니는 3년 동안 꽤 많은 시간을 잠을 잔다는 것은 정말 소중한 내 시간을 날려버리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아직 어린아이들이라 시간의 소중함을 잘 모를 수도 있지만, 그런 건 어른이 알려줘야죠. 중학생 아이들은 생각보다 선생님과 말이 꽤 잘 통한답니다. 아직은요. 제가 중학생을 사랑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저의 아이도 수업시간에 자다가 선생님께 야단맞은 적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아이쿠야. 제가 밖에서 이런 글을 쓰고 다니는데 제 아이도 그렇군요. 아이는 나름의 이유를 설명하려 하지만, 저는 그건 선생님께 예의가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제 얼굴이 화끈거리네요.     



한 반에 학생들이 30명 정도 있기 때문에 아이들은 과목 선생님이 본인을 모를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선생님들은 그렇지 않죠. 이름을 다 알지 못할 수는 있지만, 아이의 얼굴은 압니다. 학교 밖에서 나는 알아봤는데 아이는 모른 척하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이해합니다. ㅎㅎ      



나를 모를 거라는 생각에 마음대로 (티 안 나게) 행동해도 된다고 생각하거나, 한 두 번 자봤더니 자기를 깨우지 않는 경험을 했다면 수업 시간에 자는 것이 더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교사입장에서는 수업 시간에 아이를 집중하게 만드는 것도 수업에 대한 책임이라 여겨 보통은 깨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내버려 두면 내버려 뒀다고 민원을 받기도 하니까요. 아님 자는 아이를 그냥 두면 다른 아이들도 어느샌가 따라 하게 되고, 나중에는 자는 아이가 많아질 수도 있으니 그냥 내버려 둘 수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근데 요즘 자는 아이 깨우는 것도 인권과 관련이 정말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요즘 휴대폰 때문에 아이들이 밤에 잠을 더 못 자는 경우가 많죠. 어휴! 이 정말 애증의 휴대폰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어른도 제어가 잘 안 되니 말이죠. 아이들이 알아서 휴대폰을 관리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아이들은 왜 학교에서 잠을 잘까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일단 잠이 정말 부족한 아이들이죠.

학교에서 잠을 안 자려면 밤에 충분한 수면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이 학원을 다니든 독서실을 다니든 최소 7시간 이상의 수면 시간은 부모님 께서라도 꼭 챙기셔야 합니다. 요즘은 볼거리가 워낙 많아서 부모님도 그렇고 학생들도 일찍 잠자리에 드는 일이 드문 것 같습니다. 온 가족이 합심해서 다 같이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약속을 해두면 실천이 좀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은 늦게 주무시면서 아이들 보고 말로만 일찍 자라 하는 건 잘 안 통할 수밖에 없겠고요.      



두 번째는 학교에서의 일상이 의미가 없는 아이들.

마음이 불편한 아이들이에요. 학교에 친구가 없어서 일수도 있고요. 공부가 그 아이의 삶에서 전혀 중요도가 없는 경우예요. 이런 경우는 높은 확률로 가정 내 어떤 문제가 존재합니다. 아이의 마음이 편한 상태가 아니라는 거죠. 이 아이들은 공부가 들어올 만큼 마음에 여유가 없습니다. 내내 작정하듯 잠을 자는 아이들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교 생활에서 점점 어긋나는 경우가 많아요. 가출을 하거나, 부모의 학대, 방임 등의 문제가 불거져 나오곤 합니다.      



단순히 잠이 부족한 경우에는 충분히 잠을 잘 수 있도록 하면 좋겠고요. 두 번째 경우는 학교에서 선생님이 많은 관심을 보여주면 조금 좋아지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이 학교 담임 선생님뿐인 경우가 많아요. 그러나 학교에서 선생님이 그렇게 하더라도 아이 마음의 밭은 뭐니 뭐니 해도 가정이지 않을까요. 부모님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이런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참 먹먹합니다.      



담임이 되면 우리 반 30명 아이들 모두의 엄마가 됩니다. 우리 반이 되면 그렇게 아이들이 내 자식 같고 이쁠 수가 없어요. 저는 담임을 하는 내내 그런 마음으로 반을 이끌어 왔습니다. 이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라고 생각해요. 대한민국의 담임선생님들은 대부분 그런 마음이십니다.      



요즘 여러 가지 교사, 학부모에 관한 이슈들로 맘이 참 편치 않습니다. 할 말은 많지만, 여전히 훌륭한 교사 그리고 교사를 존중해 주시는 학부모님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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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은 뭐 아직 어리니 이런 안타까운 경우도 있지만, 고등학생은 그냥 뼈맞고 정신 차려서 수업시간에 자지 말고 공부해야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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