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교사였다가 출판사 했다가 지금은 홈페이지 만들어요.

앞으로는 이것이 나의 소개가 되지 않을까?

교사생활을 하다가 학교에 있을 때 책을 냈던 경험으로 브런치 작가 코칭도 하고, 자서전을 쓰시는 분들 자가출판을 돕는 출판사를 냈었다. 내 사업의 시작은 그것이었다.


그러다 작년부터 아니 관심은 그 이전부터였던 워드프레스를 본격적으로 배우고, 가르치며 어느덧 1년의 시간이 다 되어 간다. 왜 워드프레스였을까? 출판사를 냈을 때 생각했던 WHY를 떠올려본다. 왜 나는 워드프레스로 홈페이지 제작을 하고 싶은 것일까?






나는 나만의 '공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학교에 있을 때도 내가 있었던 공간은 방학 때마다 정리하고 정돈하고, 인테리어를 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방학 때마다 아이들 방을 옮기고, 인테리어 하며, 내가 살고 있는 공간을 보다 쾌적하고 내 취향에 맞게 재정리하는 걸 정말 좋아했다. (그러다 허리 디스크를 얻었지만.)


또한 나는 전세나 월세보다는 늘 자가로 살고 싶어 했다. 내 것. 나만의 것. 이것이 주는 안정감은 늘 큰 만족을 주었다. 그렇게 공간에 대한 관심과 집착(?)이 온라인으로 옮겨져 간 것이다. 대형 플랫폼이 쥐여주는 블로그, 카페라는 공간도 좋았지만, 나는 이역시도 내 것이 갖고 싶었다. 사업을 한다면 당연히 웹사이트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오프라인에 사무실이나 상가를 마련해서 사업을 하는 것처럼 온라인에도 나만의 사무실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원하는 대로 구현하고 꾸미는 나만의 온라인 사무실을 갖고 안정적으로 사업하는 것-이것이 내가 웹에이전시를 하는 WHY이다. 나는 홈페이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안정감을 선물하는 것이다.


나만의 일. 내 사업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날 테고, 웹사이트를 원하는 사람들은 많아지고 있다. 그에 걸맞게 홈페이지를 쉽게 만들 수 있는 웹빌더들이 정말 많이 생겨났다. 나도 그런 종류의 것들을 배워봤지만, 내가 원하는 모든 것이 구현되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워드프레스보다 더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만들 수 있는 것들이 한정되어 있어 안 되는 것은 코딩으로 구현을 해야 한다. 이게 과연 쉽게 할 수 있는 노코딩툴이 맞나??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웹빌더로 웹사이트를 만드는 것이 과연 가치 있는 일일까? 홈페이지 만드는 일이 그렇게 쉬운 거였다면 왜 사람들은 비싸게 비용을 들여 홈페이지는 만드는 것일까? 그렇다면 나는 배우기 만만치 않다는 워드프레스에 도전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양한 기능을 구현할 수 있고, 자유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쉽지 않다는 것이 더 매력적이었다. 이 산만 넘을 수 있다면 나는 큰 기술을 가지게 되니까. 노코딩에 더 어울리는 것은 오히려 워드프레스였다.


그리고 나는 지금 그 산을 넘었다.


산을 넘기 위한 지난 시간들은 정말 쉽지 않았다.

하루 10시간 이상 워드프레스에 매달려 수많은 사이트를 제작하였다. 대기업 홈페이지를 그대로 만들어보기도 하고, 템플릿이나 샘플 사이트들을 찾아 어떤 기능을 구현했는지 하나씩 뜯어보며 거꾸로 알아가기도 하였다. 침대에서 일어나면 그대로 컴퓨터로 출근, 침대로 들어가면 그게 퇴근. 이렇게 들이 파는 축적의 시간을 차곡히 쌓아나갔다.


그렇게 착실히 실력을 쌓아가며, 이젠 고객을 만나 고객들의 웹사이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지트 웹스튜디오'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젠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나만의 온라인 아지트는 하나씩 있어야 한다. 꼭 필요하다.


웹사이트를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팔 수 있다는 거였다. 또 무엇이든 내가 상상하는 것은 구현해 낼 수 있다는 것이 이 기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홈페이지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팅과 AI에도 관심이 생기고, 그쪽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퇴직을 할 때만 해도 내가 이런 기술로 사업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지금은 누구보다 신나고 재밌게 한다.


"교사를 오랫동안 해오다가 출판사를 만들어 사업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홈페이지를 만드는 웹에이전시를 운영하고 있어요." 앞으로 나의 소개는 이렇게 되지 않을까?


출판사는 그럼 어떻게 하느냐고? 현재 책을 내기 위해 코칭해 드리는 분들이 모두 책을 출간하시고 나면 당분간은 내 책을 내기 위한 출판사로만 운영을 하게 될 것 같다.


웹사이트 제작뿐만 아니라 직접 만들고 싶어 하시는 분들을 위해 교육도 진행하려고 한다. 퇴사를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은 일단 책을 내시고, 컴퓨터 사용이 어렵지 않으시다면 홈페이지 제작 기술을 익히시는 걸 추천드린다. 나는 이 조합이 퇴사 준비로는 가장 좋은 것 같다. :)



keyword
이전 17화기억을 기록으로 내 삶을 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