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보니 보이는:대장금으로 읽는 내 주변 여자 이야기
보다 보니 보이는:대장금으로 읽는 내 주변 여자 이야기
안녕하세요 <보다 보니 보이는: 대장금으로 읽는 내 주변 여자 이야기>를 읽어주시는 독자님.
혹시, 최근에 종영한 구경이를 보고, 이영애 씨에 대한 덕심으로 가득한 글을 기대하고 오셨나요?
그렇다면 미리 사과드립니다. 저도 무척 재밌게 봤고, 블루레이가 제작되지 않을 거라는 소식에 아직까지도 눈물을 흘리고 있지만, 이 글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장금 이야기뿐일 예정이랍니다.
(언젠가는 구경이 이야기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대장금을 너무 좋아해 정주행을 100번 넘게 한 흔한 '덕후'입니다.
엄청나게 '대박'을 친 이 드라마는 본방 때도 좋아했지만 5년 전 우연히 다시 보고서 그만 제대로 사랑에 빠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드라마 주인공인 장금이는 물론이고, 바로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채로운 캐릭터들 때문에 말이죠.
그렇게 다시 대장금을 보며 저는 지금의 저를 만들고, 만들어가는데 영향을 줬던 제 주변 사람들, 특히 여성들에 대해 생각했고,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이야기를 보고 나와 비슷한 감상을 나눠줬으면 좋겠다는 열망에 부풀어 올랐습니다. 모든 덕후의 꿈..! 내가 좋아하는 이 멋짐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보고 좋아해 줬으면..!
하지만 종영한 지 10년도 넘은 드라마를 입이 부르트게 영업을 해도 다들 홍시 타령만 하고, 아무도 봐주지 않는 것이 슬슬 외롭더군요. 그래서 누군가 대장금이 왜 그렇게 좋아?라고 물을 때 보여줄 만한 매뉴얼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때요. 제법 본격적이죠?
오히려 요즘 만드는 그 어떤 드라마보다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캐릭터들이 넘쳐나는 이 드라마를 왜 그때는 몰라봤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그때는 저에게 그걸 알아보는 눈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눈이 생겨서 이런 글을 쓰게 됐냐고 물으시면 거기에도 속 시원히 대답을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페미니즘 전문가도, 여성주의 전문가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모르는 게 많고, 헤매고 있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죠. 하지만 장금이처럼 계속해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제가 대장금에서 찾은 가장 큰 가치는 소리 높여 여성주의를 표방하지 않아도, 여성주의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것 이었어요. 그래서 저도 이 글을 통해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대장금 속 캐릭터들이 어떻게 여성주의, 여성 서사를 이야기하고,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저에게 공명을 일으켰는지에 대해 말입니다.
대장금을 단순히 흥행한 드라마, 이영애가 아주 오래전에 찍은 사극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면 이 글이 여러분에게 대장금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만나서 함께 대장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네요. :-)
* 드라마 대장금은 왓챠와 웨이브에서 정주행 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