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제품 에반젤리스트되기
모든 스타트업인들이라면 팀과 제품 방향성을 따라 어떤 일을 해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야할까라는 고민을 지속하게 되는데요. 어떤 순간은 그 고민이 잘 풀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순간들은 막막한 고민을 지속하게 됩니다.
프로덕트 디자이너로서 저 또한 디자이너에게 성과란 무엇일지 고민이 많습니다. 성과, 즉 팀내 의미있는 기여들은 무엇들이 있을까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디자이너의 성과들은 다양하죠. 제품 퀄리티를 올리는 다양한 일을 할 수도 있으며, 주요한 문제를 효과적인 해결방법으로 좋은 실험결과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또한 퀄리티를 유지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들 수도 있죠. 다양한 방법들이 많지만 모든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이해관계자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혼자서는 어렵죠. 원하지만 못할 수도 있습니다. 팀의 우선순위에 따라 집중해야하는 부분도 달라지니까요. 그렇다면 다시 한번 고민하게 됩니다. 디자이너 스스로 팀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정량적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운 직무로서 정량적인 데이터 문화가 강한 알라미 팀에서 저는 늘 고민이었습니다. 무엇이 팀에서 바라는 성과이고 기여일까.
알라미팀 입사 초기 이런 고민을 하는 제게 대표님께서 해주셨던 대답이 인상깊었어요.
정량적인 것만이 성과가 아니다. 정성적 성과도 팀에는 중요한 문화적 성과이다.
그때부터 저는 어쩌면 디자이너는 팀내 사용성과 사용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파하는 기여자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왔어요. 디자이너 눈에 보이는 우리의 상황들 고민들을 이야기하면 도움이 될 거라 생각했죠. 팀의 이야기를 하는 자리 혹은 레슨 공유시간을 이용하여 팀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디자인그룹의 고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주던 팀원들은 디자이너들의 크고 작은 고민들에 큰 관심을 가져주시기도 하고 때로는 다른 생각 혹은 더 좋은 아이디어를 공유해주시기 위해 찾아주셔서 함께 이야기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기도 했습니다.
순기능이었죠. 그 뒤로는 팀 성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분기 워크샵에서도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나열하기보다 팀에서 얻은 레슨을 공유하고 제품 방향성에 따라 디자인팀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앞으로 해 나가야 할 것들을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분기 워크샵 반응 또한 이전대비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더 많은 고민과 인사이트를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확실해져갔습니다.
이런 경험을 반복하다보니 팀원들과 디자이너가 고민하던 여러 아젠다들에 많은 공감대가 형성할 수 있었고 사용자와 사용성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많이 나누게 되었습니다. 저 스스로에게도 모두가 같은 방향성을 보며 비슷한 온도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안정감이 높아졌던 경험이기도 했지만 늘 고민하던 인사이트를 나누는 것 자체가 팀에 큰 기여일 수 있다라는 걸 믿게 되는 경험들이었습니다.
최근 인스파이어드를 다시 읽게 되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그 중 제품 에반젤리즘이라는 챕터를 보자마자 저는 이 생각을 글로 나눠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품 에반젤리즘(evangelism)은 가이 가와사키(Guy Kawasaki)가 몇 년 전에 말한 것처럼 “꿈을 파는 것”이다. 사람들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그 꿈을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 넣는 것이다.
- 인스파이어드 중
꿈을 파는 사람들을 에반젤리스트라고 부르며 IT 분야에서는 자신들의 기술을 시장에 전파시키고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합니다. 가이 가와사키가 말하는 에반젤리즘은 애플컴퓨터에서 시작되었던 용어로 의미있는 명분을 퍼드리고 꿈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책을 통해 자세히 설명한다고 합니다.
인스파이어드에서는 2~3장의 짧은 챕터로 이 이야기를 다루고 있었지만 저에게는 가장 많은 생각을 하게 한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고민하던 디자이너가 성과내는 방법에 대한 부분과 굉장히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죠. 우리 모두는 에반젤리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일 수도 있고, 프로덕트 매니저일 수 있고, 개발자일 수도 있습니다. 직무가 어찌되었던 우리가 만들어나가는 것을 믿고 전파하는 것 그 자체, 그 전파가 팀의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은 정말 확실한 성과일 수 있습니다.
인스파이어드에서 말하는 꿈을 파는 좋은 전략 10개에 대한 설명을 요약해보았습니다. 저 스스로도 다양한 시도들을 통해 디자이너로서 할 수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습니다. 팀의 비전, 방향성을 명확히 이해하고 내부에 자주 전파해나가며 서로의 원동력이 되어주는 목소리를 위해 참고해보세요.
많은 사람에게 나무를 넘어 숲을 보는 것은 어려운일이다. 프로타입은 명확하게 숲을 보면서도 나무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당신이 외치고 있는 고객의 불편함을 팀에게 보여 주어라. 그들이 이해해야 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직접 보고 경험하도록 해야한다.
당신이 제품 비전, 전략, 원칙에 대해 매우 분명하게 이해하고 있다고 확신해야한다. 당신의 노력이 제품 비전에 어떻게 기여하고, 제품 원칙에 충실한지를 보여 주어라.
당신의 학습을 공유하라. 잘된것뿐만 아니라 문제점 또한 포함하라.
우리의 제품이라는 것을 분명히하라. 실수가 있다면 실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실수를 통한 배움을 팀에 공유하라.
그 제품이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가르치려는 것이 아닌, 우리가 만들고 있는 것에 대한 가치를 보여주는 것이다. 제품 시연은 설득의 도구이다.
사용자에 대해 모두가 인정하는 전문가가 되어라.
만일 당신의 제품에 대해서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면 당신을 그 상황을 벗어나야한다.
절대 진실하되, 당신이 정말로 설레고 있음을 사람들이 확인할 수 있게 해 주어라. 열정은 정말로 전염성이 있다.
팀원들과 직접 마주하는 시간을 많이 쓰지 않는다면 그들은 당신의 눈에서 비치는 열정을 확인할 길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