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강
앞서 글쓰기의 1차 목적은 의도를 전달하는 것이요,
최종 목적은 '설득'이 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설득'은 거창한 게 아닐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반드시, 의견이 대립되는 상대방에게
당신의 의견이나 주장이나 견해를 관철시키는 것만 '설득'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당신과 당신의 상대가 어느 지점에서 같은 마음으로 만나는 것도
'설득'일 수 있다고 말이죠.
글을 쓰는 행위의 목적은 이 모든 '설득'을 포함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글쓰기는 후자의 '설득'에 좀 더 가깝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생활' 글쓰기-문자 메시지, SNS 포스팅 글쓰기, 에세이 등-는
그 설득의 목적이 '변화'가 아니라 '감응'에 더 다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면에서 글쓰기는 설득 커뮤니케이션에 속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 이론서를 한 번 들춰 보겠습니다.
커뮤니케이션이란 인간이 기호를 통해 서로 정보나 메시지를 전달하고 수신하여
서로 공통된 의미를 수립하고, 나아가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및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이해와 활용 김정현, 커뮤니케이션 북스(2006)
위 내용을 글쓰기 관점에서 해체해 보겠습니다.
인간이 기호를 통해=글로 표현
서로 정보나 메시지를 전달=의도 전달
서로 공통된 의미를 수립=어느 지점에서 같은 마음으로 만나기
서로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과정 및 행동=설득
어떻습니까?
글쓰기의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말해,
당신이 왜 글을 쓰는지,
당신에게 왜 글쓰기가 필요한지,
그 이유가 조금 가까이 느껴지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글쓰기의 목적에 관해서는 다음의 한 문장만 기억해 두시기 바랍니다.
당신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전달해 상대와 어떤 지점에서 같은 마음으로 만나기.
그렇게 만난 지점에서 그 뒤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그 상상의 문은 열어 두겠습니다.
그것은 그 만남과 그 만남을 이룬 사람마다 제각각 '이야기'가 다를 테니까요.
그 만남에서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그건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가 아는 건, 그 만남이 성사되기까지
'설득'이란 시도(혹은 과정, 노력) 등이 개입되었으리라는 것입니다.
바로 그 시도에 '글쓰기'가 있고,
이 책은 그 글쓰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당신
글쓰기를 하고 있는 당신
글쓰기가 필요한 당신
당신이 하고 있는 글쓰기란 행위에 이제는 '의도'와 '설득'을 도장 찍듯 잘 박아 두시기 바랍니다.
글을 쓸 때는 당신이 품은 의도를 잊지 마십시오.
글을 쓸 때는 당신이 당신의 글을 읽는 독자를 설득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이제 본격적으로 당신의 상대, 독자를 만나러 갈 시간입니다.
글을 쓰러 갈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