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아는 만큼 보이는 그랜드 아트 투어
"너에게 난 해 질 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소중했던 우리 푸르던 날을 기억하며
후회 없이 그림처럼 남아주기를......"
렌즈 속 시간은 천천히 흐른다. 그래서 카메라를 들면 눈앞의 장면을 더 꼼꼼하게 바라보게 된다. 자전거 탄 풍경 역시 그렇지 않을까? 뮌스터에 도착해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거대한 자전거 주차장이었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느긋함이 주는 효용을 일찌감치 누리고 있었다. 도시 곳곳에 설치된 조각 작품을 제대로 즐기려면 여행자 역시 자전거가 효과적인 수단이다. 하지만 욕심이 발동한 나는 작품인 듯 아닌 듯 경계가 지워진 공간 속을 더 느린 시선으로 두리번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