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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늘보 Nov 10. 2024

흑미밥과 청국장

22년 8월 5주차_기록을 남기는 마음 또한 신선하다

#1 흑미밥과 청국장


  지난 주말 결국 나쁜 건 다 하고 말았다. 기름진 음식, 짠 음식, 인스턴트식품을 먹고, 과식에 야식까지. 그동안 심심하게 먹고, 적게 먹는 동안 꽤나 답답했었나 보다. 월요일을 맞으며 다시금 자세를 고쳐 잡고, 시작하는 아침.


  식판에 흑미밥, 청국장, 계란찜, 고추멸치볶음, 수박김치, 열무김치, 통마늘무침, 갈릭마요소스 얹은 양배추샐러드를 담았다.


  요즘 종종 방문하는 엄마와 함께 아침을 먹는 날이 늘어나니 냉장고에 반찬들이 가득하다. 또 함께 먹으니 준비시간도 절약되고, 더 건강하게 먹게 된다. 때로는 귀찮기도 하고, 불편할 때도 있지만 오랜만에 받는 애정 어린 마음에 감사한 마음이 크다. 혼자가 아닌 일상임을 새삼 깨닫는 월요일 아침이다. 그렇게 여름에서 가을로.(22.08.29)


흑미밥, 청국장, 계란찜, 차완무시, 수박김치, 고추멸치볶음, 통마늘무침, 열무김치, 양배추샐러드, 갈릭마요소스



#2 수박김치와 ABC주스


  팔다리에도 힘이 붙고, 얼굴 근육도 부드러워지고, 눈 깜박임도 자연스러워지는 요즘, 회복의 기운을 느끼고 있다. 어제는 퇴근 후 곧장 집으로 와서 간단히 저녁 먹고, 영어공부와 간단한 운동을 했다. 사실 그동안 수만 번 세웠던 계획이었는데 이제야 실천에 옮겼다. 뿌듯함이라는 걸 오랜만에 느꼈다.


  오늘의 메뉴는 흑미밥, 청국장, 갈릭마요 소스를 얹은 양배추샐러드, 고추멸치볶음, 올리브절임, 배추김치, 수박김치, 갈치구이, 김, 사과, ABC주스. 무려 6찬에 디저트까지 있는 아침이었다.


  지난밤 미리 아침을 준비해 두니 조금 수월했던 아침. 여유롭게 집을 나서는데 다리가 아프다. 어제 운동의 효과가 조금 나타나는구나 싶어 다시금 뿌듯한 오늘의 출근길.(22.08.30)


흑미밥, 청국장, 양배추샐러드, 갈릭마요소스, 고추멸치볶음, 올리브절임, 배추김치, 수박김치, 갈치구이, 김, 사과, ABC주스



#3 엉겅퀴된장국과 우엉볶음


  어제도 무사히 계획한 일들을 해냈다. 계획 세우는 걸 좋아하지만 늘 무너뜨리곤 하는 나는 조금 요령을 피우기 시작했다. 계획을 세울 때 시간까지 엄격하게 정하던 습관을 버리고, 할 일들만 적어두고 오늘 안에는 꼭 하기로 다짐만 해두었다. 그러니 정해진 시간 안에는 어떻게든 무언가를 하게 된다. 이제 이틀 지났지만 뿌듯하게 맞이하는 아침에도 역시.


  오늘의 메뉴는 흑미밥, 엉겅퀴된장국, 갈릭마요소스를 얹은 양상추샐러드, 통마늘볶음, 수박김치, 오이김치, 우엉볶음, 사과, 아몬드우유.


  전 날 밤에 저녁을 미리 준비해 두니 수월한 아침 준비. 조금 여유가 생겨서 그런지 오늘은 십 분 더 잘 수 있었다. 출근하는 일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온 요즘, 감사한 마음으로 출근한다. 아침저녁으로 조금 쌀쌀한 기운을 느끼게 되지만 지하철을 타면 여전히 땀이 난다. 그렇게 나의 여름도 지나가고 있다.(22.08.31)


흑미밥, 엉겅퀴된장국, 양상추샐러드, 통마늘볶음, 수박김치, 오이김치, 우엉볶음, 사과, 아몬드브리즈



#4 차돌된장찌개와 명이나물장아찌


  어제도 무사히 계획한 것들을 지켜냈다. 조금은 느슨하게 영어공부와 운동을 했고, 뿌듯한 기분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수요일이 지나고 목요일이 오고, 벌써 9월이 되었다.


  오늘의 메뉴는 흑미영양밥, 차돌된장찌개, 열무김치, 명이나물장아찌, 삶은 명란젓, 허니레몬소스를 얹은 파프리카, 양배추, 더덕 그리고 사과.


  요즘 종종 방문하는 엄마와 함께 아침을 먹는 날. 혼자 있을 때보다 출근준비시간도 단축되고 아침 준비도 훨씬 수월해진다. 올 때마다 이것저것 챙겨 오는 엄마 덕분에 아침밥상도 더 푸짐해졌다. 든든하게 배 채우고 나서는 출근길, 오늘 하루도 힘차게!(22.09.01)


흑미영양밥, 차돌된장찌개, 열무김치, 명이나물장아찌, 삶은 명란젓, 파프리카, 더덕, 양배추, 허니레몬소스, 사과



#5 크림치즈어묵볼과 청양고추어묵


  어제는 오랜만에 서울의 밤길을 걸었다. 어느새 성큼 다가온 가을이 물씬 느껴지는 하늘을 원 없이 보았다. 시나브로 붉게 물드는 저녁노을을 보았다. 깊은 밤이 찾아오고 강은 검게 물들고 그 위에 놓인 다리에는 불이 켜지고, 강 너머 빽빽한 빌딩에는 수많은 창들이 빛을 내며 별처럼 촘촘히 박혀 있었다. 선선한 가을밤을 누리며 구월의 첫날을 시작했다.


  오늘의 메뉴는 발아현미밥, 엉겅퀴된장국, 갈릭마요소스를 얹은 양배추샐러드, 명이나물장아찌, 우엉조림, 열무김치, 오이김치, 크림치즈어묵볼, 청양고추어묵.


  반찬통을 새로 샀고, 엄마가 주신 반찬들을 깔끔하게 담아두었다. 효율적인 아침밥 준비를 위한 요령이 하나둘 생기게 된다. 잠시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귀찮아졌던 아침을 챙겨 먹는 일이 즐거워지고, 기록을 남기는 마음 또한 신선하다.(22.09.02)


발아현미밥, 양배추샐러드, 갈릭마요소스, 명이나물장아찌, 우엉조림, 열무김치, 오이김치, 크림치즈어묵볼, 청양고추어묵



잠시
매너리즘에 빠진 것처럼
귀찮아졌던 아침을
챙겨 먹는 일이
즐거워지고,
기록을 남기는
마음 또한
신선하다.





글, 사진 / 나무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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